제너럴일렉트릭(GE) 알스톰 봄바르디에 등 다국적기업들이 중국과 손잡고 세계 고속철도 시장 공략에 나섰다. 가격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데다 발주자에게 사업 비용을 대거 융자해주는 중국의 마케팅을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7일 블룸버그통신 AFP통신 등에 따르면 이들 3사는 중국 철도부 및 철도회사들과 전략적 제휴 또는 합작 관계를 잇따라 맺었다. 미국 중국 브라질 등 세계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GE는 이날 중국 최대 철도회사인 중국난처(CSR)와 미국에 고속철 제조 및 철도 교통기술을 개발하는 합작법인을 설립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양사가 모두 5000만달러를 투자하게 될 이 합작법인은 미국 연방정부가 총 36억달러를 지원키로 한 플로리다와 캘리포니아의 고속철 프로젝트 수주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고속철도 테제베(TGV)를 만드는 알스톰도 이날 중국 철도부와 미국 브라질 아르헨티나의 고속철도 수주에 공조하는 내용의 제휴를 맺었다. 패트릭 크롱 알스톰 최고경영자(CEO)는 "중국베이처(CNR) 같은 중국 기업들과 협력해 해외 시장과 중국 시장을 함께 공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3개월 안에 협력 프로젝트가 가시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봄바르디에도 전날 중국 철도부와 고속철도 등에서 제휴관계를 강화하는 계약을 맺었다. GE와 알스톰은 최근 중국의 보호장벽을 공개적으로 비난했다가 중국 시장 선점 기회를 놓칠 수 있다는 판단에 입장을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 고속철도망 길이가 이미 7531㎞로 세계에서 가장 긴 중국은 2012년까지 이를 2배로 늘리기로 하고 1200억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앞서 알스톰은 지난해 중국이 고속철 기술을 외국 기업으로부터 훔쳤다며 중국산 고속철에 해외 각국이 발주를 내지 않아야 한다고 주장해 중국 정부의 반발을 샀다.

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