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수의 버디&보기] '클러치 퍼트' 잘 하려면 볼 한 개로 연습하라
"타이거 우즈가 마지막 날 역전을 당하다니…." 지난 6일 끝난 셰브론 월드챌린지를 본 골퍼들의 대체적인 소감이다. 우즈는 3라운드까지 4타 앞섰으나 최종일 그레임 맥도웰에게 공동선두 진입을 허용했고,결국 연장전에서 졌다. 이날 승부는 우즈가 오버파를 친 탓도 있지만,맥도웰이 두 번의 결정적 퍼트를 성공하면서 가름났다.

맥도웰은 정규라운드 마지막 홀에서 7m 거리의 버디퍼트를 성공한 데 이어 같은 홀에서 벌어진 연장전에서도 비슷한 거리의 버디퍼트를 넣으며 우즈의 기세를 꺾었다. 지난 15년 동안 우즈가 다른 선수들에게 해왔던 '우승 패턴'을 맥도웰이 우즈한테 보여준 것이다.

맥도웰이 셔우드CC 18번홀(파4 · 길이444야드)에서 연달아 성공한 퍼트를 '클러치(clutch) 퍼트'라고 한다. '결정적 순간 성공하는 퍼트' 정도로 해석한다. 평상시 퍼트도 잘 해야 하지만,승부처에서 클러치 퍼트를 잘 해야 '퍼트 고수'라는 말을 들으 수 있고,최후의 승자가 된다. 클러치 퍼트를 잘 하는 요령은 무엇인가.

◆볼 하나만 갖고 연습한다

대부분 골퍼들은 라운드 직전 볼 서너 개를 갖고 연습그린에 오른다. 이 방식은 집중력을 100%로 끌어올리기 힘들다. 연습해야 할 볼이 많으므로 퍼트 하나하나에 집중하지 않고,대충 거리를 맞추거나 홀속으로 집어넣는 데만 신경 쓴다. 골프교습가 마크 우드는 "볼 하나만 갖고 퍼트연습을 하라.볼 한 번을 칠 때마다 US오픈에 나가 퍼트를 한다고 생각하고 집중하라.그리고 반드시 홀아웃하라"고 조언한다. 물론 거리는 달리해가면서 연습한다. 그러면 고빗사위에서 집중력과 성공 확률이 높아진다는 것.

◆긴장될수록 '루틴'을 지킨다

긴장이 고조될수록 빨리 그 순간을 벗어나고 싶은 것이 인지상정이다. 머릿속도 텅 빈다. 그래서 평상시 하던 '프리(pre) 퍼트 루틴'을 다 지키지 않고 한두 가지를 생략하게 된다. 그 결과는 원하는 것과 반대로 나오게 마련이다. 결정적 퍼트일수록 루틴을 의도적으로 다 따르는 게 좋다. 그래야 평소대로 스트로크할 수 있고,다른 생각이 스며들 여지도 줄어든다. 롭 벨 미국 볼 세인트대 교수도 "긴장될 때 평정심을 유지할 수 있는 가장 좋은 길은 지금 하는 샷에 집중하기 위한 루틴을 지키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테크닉보다는 자신을 믿는다

긴장된 순간에는 퍼트 테크닉이나 볼을 치는 것에 대해 생각할 겨를이 없다. 바람직하지도 않다. 평소 연습하던 대로,치던 대로 스트로크를 하되 자신을 갖고 쳐야 한다. 맥도웰처럼 '이 상태에서 최선의 스트로크를 한다'는 생각으로 스스로를 믿고 치는 것.그것이 중압감이 큰 상황에서 승부하는 길이다.

골프팀장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