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의 브랜드 수돗물 '아리수'가 6년째 '홍보용'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7일 서울시와 환경부에 따르면 두 기관이 의욕적으로 시중판매를 추진해 왔지만 관련 법안 통과가 좌절된 후 이렇다 할 대책이 나오지 않아 2004년 출시 후 현재까지 홍보용으로만 공급되고 있다. 아리수는 현재 강북아리수정수센터에서 생산되며 공공기관이 주최하는 시민참여 행사 등에 무상 공급된다. 하지만 수요가 적어 많아야 하루 2만병,적을 땐 몇천병만 생산하는 실정이다. 연도별로 2008년 503만병,지난해 580만병 등 2004년 이후 매년 500만병(이하 500㎖ 기준) 정도만 생산하고 있다. 먹는 샘물 업계 1위 제품인 농심의 '제주 삼다수' 판매량(2억9000만병)의 1.7%에 불과하다.

환경부는 작년 11월 페트병 수돗물 판매를 허용하도록 한 수도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하지만 지난 5월 야당의 반대로 관련 조항이 삭제된 채 통과됐다. '수돗물을 용기에 넣거나 기구 등으로 다시 처리해 판매할 수 없다'는 규정(수도법 13조1항)은 그대로 남았다. 서울시 관계자는 "법이 개정될 때까지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수돗물 병입수 판매를 추진한다는 방침은 변함없다"며 "국회의원들의 반대논리인 △수도사업자의 수익추구 △수도이원화 △공공성 훼손 등을 감안해 이들이 납득할 수 있는 개정안을 마련 중"이라고 밝혔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