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미도파롯데쇼핑과의 합병설이 불거지자 주가가 크게 상승중이다. 하지만 당사자인 회사와 증시 전문가들은 "단기간에 합병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입장이어서 기대감만 갖고 주식을 사기엔 섣부른 것으로 보인다.

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롯데미도파는 합병설이 불거진 전날 상한가를 기록한 데 이어 이날도 큰 폭으로 올라 장중 한때 52주 신고가(1만7700원)를 경신한 뒤 오전 11시33분 현재 3%대의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롯데쇼핑과의 합병설이 시장에서 돌고 있어서다.

회사측은 그러나 구체적으로 합병을 검토한 사실이 없다며 갑자기 합병설이 불거진 이유를 모르겠다는 반응이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롯데그룹이 롯데미도파를 인수할 때부터 합병은 원론적인 수준에서 검토해 왔다"며 "최근 합병비용을 계산하거나 합병 컨설팅을 받는 등 합병을 구체화하지도 않았다"고 반박했다.

증시 전문가들도 롯데미도파는 원래 주가변동이 심한 주식이라며 일희일비하지 말 것을 권했다. 실제로 지난 9월15일에도 합병설이 불거지면서 상한가로 치솟은 적이 있다.

김장수 교보증권 연구원은 "롯데미도파는 거래량이 많지 않은데다 개인이 주요 수급 주체라 심리적 요인에 주가가 급등락하기 쉽다"며 "이미 계열사라 합병한다고 해서 특별한 시너지 효과가 나올 것 같지도 않다"고 말했다.

더구나 롯데미도파는 밸류에이션(기업가치 대비 주가수준)이 높아 일반적으로 애널리스트들이 '보는' 종목이 아니라고 전했다.

그는 "롯데그룹에서 롯데미도파를 비싼 가격에 인수해 주가가 이미 높은 편"이라며 "이것이 시가총액이 1조원 이상인데도 불구하고 애널리스트들이 롯데미도파를 커버하지 않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롯데미도파의 높은 주가는 합병의 걸림돌로 지적되기도 한다.

차재헌 동부증권 연구원은 "롯데그룹이 보유하고 있는 롯데미도파 지분이 79%가 넘는데 굳이 비싼 가격에 잔여지분 20%를 사겠냐"라며 "롯데그룹 입장에서는 급할 게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사정이 이렇자 롯데그룹 측이 조회공시를 통해 "합병을 검토 중이나 구체적으로 결정된 것이 없다"고 밝힌 게 투자자들을 더욱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통상 조회공시에서 '검토 중'이라는 얘기는 관련 사실을 인정할 때 쓰는 표현이기 때문이다.

실제 롯데쇼핑 관계자는 "과거에는 합병을 검토했을지 몰라도 현재는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정인지·최성남 기자 inj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