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30]연봉 20만유로(3억원)를 받는 스페인 공항관제사들이 지난 주말 파업을 하면서 국민들로부터 비난을 받고 있다.스페인 교통부는 5일 공항관제사들이 임금 및 근로조건 협상에서 자신들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지난 주말 불법 파업을 단행했다고 밝혔다.

교통부에 따르면 관제사 2300명 가운데 135명은 연 평균 60만유로(9억원) 이상의 임금을 받고 있다.713명은 36만유로(5억4000만원)에서 54만유로(8억1000만원)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관련,스페인 정부는 공기업 직원의 연봉이 과하다고 판단해 지난 2월 법령을 통해 초과근무 수당에 제한을 두는 내용의 법령을 제정했다.정부가 지난 3일 정상근무 시간을 늘리고 초과근무 수당 상한선을 내리는 등 최종 결정을 내려 연봉은 평균 33만4000유로(5억원)에서 20만유로(3억원)로 크게 줄었다.

이에 대해 관제사들은 업무에 복귀하지 않은 채 정부가 ‘언론 부대’를 동원해 총부리를 들이대고 협박한 것이라고 주장했다.그러나 일반 국민들은 이들의 파업을 맹비난했다.

지난 주말 해외여행 계획을 취소해야 했다는 한 승객은 “관제사들의 파업에 군인들이 개입했을 때는 놀랐지만 관제사들이 거의 울먹이는 모습을 보고 통쾌했다”고 말했다.또 다른 관광객은 “나는 오랫동안 일하지만 관제사들의 여건만 못하다”며 관제사들이 이기적이라고 비판했다.스페인 직장인들의 세전 평균 연봉은 영국이나 네덜란드,독일 등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2만1000유로(3000여만원)에 불과하다.

중도 좌파 일간지인 엘 파이스는 공항호텔에서 항의하는 승객들에게 손가락질로 대응하는 관제사의 모습을 실었다.보수 성향 신문 엘 문도는 관제사 파업을 소수의 특권층이 벌인 파업으로 치안 방해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정부의 비상사태 발동으로 파업을 중단한 관제사들이 속속 업무에 복귀하면서 스페인 항공대란은 거의 정상 수준을 되찾았다고 공항 관계자가 전했다.이 관계자는 이번 파업으로 승객 60여만명의 발이 묶여 큰 불편을 겪었다고 전했다.

장성호 기자 ja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