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스몰캡(small cap · 중소형주)이 2011년에 주목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증시가 코스닥보다 유가증권시장,중소형주보다는 대형주를 중심으로 주가가 오른 만큼 스몰캡의 가격 메리트가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정책금융공사의 주도로 3조원에 가까운 돈이 신성장동력산업에 풀리는 것도 중소형주에 대한 기대를 높인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상생 노력,완성품의 경쟁력 확보를 위한 부품소재산업의 중요성 부각,녹색성장을 중심으로 한 성장성 확보도 스몰캡 중심의 코스닥시장에 긍정적인 요인이다. 가치주를 중심으로 한 랠리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에는 스몰캡에 주목해야

스몰캡 랠리의 핵심 근거는 무엇보다 한국의 지속성장을 위한 부품소재산업 육성의 필요성과 녹색성장의 첨병으로서 중소기업들의 역할에 근거한다.

먼저 원재료에서 소재,부품을 거쳐 완제품으로 이어지는 제품공정에서 소재산업은 완제품의 경쟁력을 확보해주는 핵심분야다. 삼성전자,현대차 등 국내 대표적인 제조업체들의 협력사들이 앞으로도 각광 받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대기업들은 글로벌 선도업체로 부상했지만 소재와 부품 분야에서는 아직 국산화가 부족하다 보니 수출 증가에 따라 관련 대일 무역적자도 확대되고 있다. 올해 도요타의 대규모 리콜사태에서 보듯 대기업들의 경쟁력에서 협력업체가 차지하는 비중도 날로 커지고 있다. 정부와 대기업이 협력업체들의 성장을 적극적으로 지원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녹색성장 역시 스몰캡의 중요한 성장기회로 작용하고 있다. 상당수 중소기업들은 대기업과 협력관계를 맺는 한편,독자적인 연구개발과 투자를 병행하고 있다. 앞으로 이 분야에서 대기업에 못지 않은 중소기업들이 시장 선도자로 나설 것으로 보이는 이유다. 2차전지 소재개발 사업(WPM)의 컨소시엄에 참여한 35개 기관 및 기업 중 엘앤에프신소재,테크노세미켐 등 12개 중소기업이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 단적인 예다.


◆태양광 등 11개 업종이 유망

신한금융투자는 '2011 스몰캡 대전망'을 통해 내년에 각광받을 것으로 기대되는 11개 분야를 선정했다. 그리고 각 분야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주가 상승이 예상되는 종목을 3개씩 선정해 '스몰캡 유망주' 33개를 제시한다.

우선 발전단가 하락으로 '그리드패리티(grid parity · 태양광 발전의 발전단가가 기존 화력발전의 단가와 같아지는 시기)'가 당초 예상보다 5년 앞당겨진 2015년에 가능할 것으로 보이는 태양광 산업이 유망할 전망이다. 성장 잠재력이 무한한 만큼 내년에는 투자 확대가 본격화되며 스몰캡에서도 글로벌 플레이어가 탄생할 것으로 보인다. 잉곳과 웨이퍼를 만드는 웅진홀딩스와 셀 제조장비를 생산하는 주성엔지니어링,모듈을 만드는 신성홀딩스가 유망주다.

고유가 및 지구온난화에 따른 대체에너지 시장이 확대되고 있는 만큼 원자력발전과 해상풍력 관련 업체도 잘 지켜봐야 한다. 원자력 계측기를 생산하는 우진과 해상풍력 구조물을 만드는 동국S&C,발전설비 부품을 만드는 하이록코리아가 유망주다.

2차전지 역시 각광받을 것으로 보인다. 모바일기기 충전지가 대용량화되고 있는 데다 전기차량용 전지 수요도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LG화학 등 선도업체의 배터리 시장 선점으로 관련 소재분야의 국산화도 기대된다. 양극재료를 만드는 엘앤에프와 음극재료를 생산하는 포스코켐텍,전해액의 테크노세미켐을 주목할 만하다.

자동차 부품 업체들은 현대 · 기아차의 생산량이 확대되는 가운데 해외 완성차업체로의 매출처 다변화 및 전기차,경량화 등의 모멘텀을 가지고 있는지에 따라 차별화될 전망이다. 도어개폐 장치를 해외 업체에 납품하기 시작한 평화정공과 중국 자동차업체에 헤드램프를 파는 에스엘,전기차 이슈가 있는 S&T대우를 눈여겨 봐야 한다.

올해 강타한 스마트폰과 태블릿PC 관련 업체도 내년 전망이 좋다. 특히 터치패널 및 유기발광다이오드(AMOLED) 관련 업체들의 매출 증가세가 계속될 전망이다. 덕산하이메탈은 AMOLED 유기재료를 생산하며 멜파스는 터치패널,엘엠에스는 도광판을 만든다. 스마트폰의 대중화는 유선 네트워크 및 무선통신망에 대한 투자 확대를 불러오는 만큼 관련 장비업체도 수혜가 예상된다. 이수페타시스,다산네트웍스,에이스테크 등의 전망이 밝다.

트위터의 대중화 등으로 부각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애플리케이션 제작과 관련된 소프트웨어 기업들도 주목해야 한다. 지문인식 보안장치 및 스마트카드를 중심으로 해외 매출이 확대되고 있는 슈프리마와 케이비티,모바일 소프트웨어 제작업체인 MDS테크에 관심을 둘 만하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정보기술(IT) 관련 종목도 여전히 주의깊게 살펴야 한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이 미세공정 전환을 통한 저전력 반도체 생산에 나서면서 관련 수혜를 받을 종목을 주목해야 한다. 아토와 유진테크,심텍 등이 대표적인 예다. 중국 및 인도,남미 등에서 액정표시장치(LCD) TV의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디스플레이 관련 종목의 내년 전망도 밝다. 아바코와 한솔LCD,신화인터텍 등을 추천한다.

소재의 경량화와 탄소배출 이슈의 부각으로 기초 소재산업인 화학과 1차금속 업계의 변화도 중요한 투자포인트다. 관련 변화에 적응하는 속도에 따라 주가의 차별화는 커질 전망이다. 화학섬유 및 소재 생산업체인 웅진케미칼과 산화방지제를 만드는 송원산업,동양강철 등이 유망하다.

올해 높은 주가 상승률로 주목받았던 중국 내수 관련 종목은 내년에도 활황이 예상된다. 위안화가 꾸준히 절상되면서 화장품,의류,음식료 등 소비재 종목의 매출이 고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스포츠용품을 만드는 차이나그레이트와 화장품 제조업체 코스맥스,영화 체인인 CJ CGV가 유망주다.

◆시장과 개별종목 잘 살펴야

스몰캡에 투자할 때 코스닥 시장 특유의 성격을 염두에 둬야 한다. 코스닥 상장 종목들은 유가증권시장에 비해 분기별 실적 가변성이 큰 데다 기관투자가의 매수세에 따른 주가 가변성도 크다. 전반적인 증시 환경은 물론 업황이나 산업의 패러다임 변화에도 더 큰 영향을 받는다.

기술 및 산업 패러다임을 거시적으로 살피면서 개별 종목의 경쟁력과 사업 전망을 수시로 점검할 필요가 있는 이유다. 경제 전반과 증시에 대한 투자심리가 안정됐는지도 스몰캡의 상승에 필수적인 점검 요소다.


김동준 신한금융투자 투자분석부장 kdgsteel@good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