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삼성 회장의 장남 이재용 삼성전자 부사장(42)과 장녀 이부진 호텔신라 전무(40)가 나란히 사장으로 승진했다. 삼성그룹이 본격적으로 3세 경영체제에 진입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그룹은 3일 부회장 승진 2명,사장 승진 9명,전보 7명 규모의 사장단 인사를 발표했다. "인사를 폭넓게 하고 싶다"는 이 회장의 최근 언급에 비춰보면 사장단 인사폭이 크지 않았다.

이재용 부사장은 사장으로 승진,최고운영책임자(COO)를 계속 맡아 회사 전반을 관할하게 된다. 이부진 전무는 대표이사 사장으로 두 계단 파격 승진한 데 더해 삼성물산 상사부문 경영고문을 겸직하기로 해 경영 보폭이 넓어졌다. 최지성 삼성전자 사장(59)은 부회장으로 승진,최고경영자(CEO) 역할을 계속 맡고 강호문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SMD) 사장(60)은 부회장에 올라 중국본사로 옮긴다.

이재용,이부진 남매와 함께 승진한 지 1년이 채 안 된 부사장 3명이 사장단에 이름을 올렸다. 김재권 삼성LED 대표이사 사장(55),고순동 삼성SDS 사장(52),김신 삼성물산 사장(53) 등이다. 재계는 '젊은 삼성'을 만들기 위한 움직임이 시작됐다는 뜻으로 보고 있다.

금융부문은 혁신에 초점이 맞춰졌다. 오랜 기간 그룹 감사팀장을 역임하고 과거 삼성카드 경영혁신을 성공적으로 완수한 박근희 삼성전자 중국본사 사장(57)이 삼성생명 보험부문 사장에 임명됐다. 제너럴일렉트릭(GE) 출신인 최치훈 삼성SDI 사장(53)은 삼성카드 대표이사에 내정됐다.

삼성은 이날 그룹조직 구성과 인선안도 발표했다. 통합 조직명은 '미래전략실'로 정했고 산하에 경영지원팀,전략 1 · 2팀,커뮤니케이션팀,인사지원팀,경영진단팀 등 6개 팀을 두기로 했다. 삼성전자 신사업추진단을 사장단협의회 산하로 옮겨 그룹 차원에서 신사업을 챙기기로 했다. 단장은 김순택 부회장(61)이 겸임한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