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대부분이 일용노동자로 생활하며 경제적 여건이 서울의 다른 지역에 비해 열악한 답십리 3동에 위치한 숭인중학교.학생들의 학업 열의가 떨어져 지난해 학업성취도 평가에서 최하위 수준의 성적을 기록했던 이 학교는 올해 몰라보게 바뀌었다. 보통학력 이상 학생의 비율이 과목별로 국어 80.2%,영어 73.9%,사회 74.5%,과학 65.9% 등 서울 소재 중학생 전체 수준을 훌쩍 뛰어넘었다. 기초학력 미달 학생 비율은 국어 0%,영어 1%,사회 1.9%,과학 2.4% 등 서울 전체보다 훨씬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학교가 '꼴찌 학교'에서 1년 만에 '우수 학교'로 변신한 데는 학력 증진을 최우선 목표로 리더십을 발휘한 홍영호 숭인중 교장과 '수준별 수업'을 적극 시행한 교사 · 학생의 단결이 비결이었다.

교육과학기술부가 30일 발표한 올해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에 따르면 학력향상 중점학교 우수사례로 선정된 숭인중 등 17개 학교는 저마다 '성적 올리는 비법'을 하나씩 가지고 있었다. 이들 학교는 낡은 시설,학생 · 교원 수 감소,높은 결손가정 비율,미약한 지원 등으로 교육 여건은 열악하지만 학교장 · 교사의 노력과 학생 · 학부모의 신뢰가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면서 기초학력 미달 비율을 크게 개선했다.

인천시 가정 3동에 위치한 가정고도 숭인중과 비슷한 경우다. 사회 · 경제적 배경이 열악해 사교육을 받을 수 없는 형편인 학생들이 대다수였다. 그러나 학력향상 중점학교로 지정된 이후 기초학력 제고를 위한 특색사업을 잇따라 시행하면서 올해 우수학교로 선정됐다. 학교는 기초학력미달학생(jump-up반),차상위 기초학력미달학생(take-up반),기초미달학생(cheer-up반) 등으로 수준별 학급을 구성하고 학생 수준에 맞는 교육을 제공하는 데 힘썼다.

전교생 149명의 부산 신선초는 학력에 영향을 주는 6가지 영역(학습습관,전략,동기강화,정서,성격적 특성,환경)에 따라 맞춤형 학습지원 프로그램을 꾸준히 실행한 끝에 성과를 냈다.

도심 속 미니학교인 대전 선화초(전교생 220명)는 '도전,특기인증제' 등 이색 교육으로 학생들의 사기를 끌어올렸다. 특기인증제는 각 학생들의 숨겨진 재능을 발견하는 데 도움을 줬다는 설명이다.

경기 퇴계원고는 학습전략검사(MLST),종합진로검사 등으로 개인별 학습습관의 강점과 약점을 파악해 학습전략을 수립토록 해 학교 분위기가 확 달라졌다.

강원 원통고는 매달 셋째주 수요일을 '패밀리데이'로 정해 학부모들이 학력 향상 노력에 적극적으로 동참토록 여건을 조성했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