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단지는 내년 2월께 예정
단독주택 3곳 이달초 구역지정
2·3단지는 조합원 내분 '난항'
서울 강동구 고덕지구 재건축 사업이 속도를 내고 있다. 7~8부 능선을 넘어선 사업시행인가 신청과 건축심의 통과가 잇따르고 있다. 5층짜리 저층 단지 대규모 재건축은 잠실,반포,청담 · 도곡,화곡,암사 · 명일 등 5대 저밀도지구에 이어 고덕지구가 처음이다.
◆건축심의 줄줄이 통과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고덕지구 내 재건축 대상 7개 단지 가운데 속도가 가장 빠른 고덕시영은 최근 강동구청에 사업시행인가 신청을 냈다. 내년 초 인가를 받은 뒤 이르면 내년 6월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내년 하반기 이주가 목표다.
고덕주공 4단지는 11월9일 서울시 건축심의를 통과했다. 조합 측은 내년 2월 사업시행인가를 신청할 예정이다.
고덕주공 2단지는 30일 서울시 건축위원회 소위 심의를 통과했다. 본회의 보고만 끝나면 건축심의 절차가 마무리된다.
고덕주공 3단지와 7단지는 소위 심사에서 재심 판정을 받아 지적 사항을 보완한 뒤 건축위원회 심의를 다시 받게 된다. 고덕주공 5단지와 6단지는 건축심의 신청을 위한 준비 작업을 서두르고 있다.
단독주택 재건축은 12월 초 고덕1단독주택재건축구역,고덕2-1재건축구역,고덕2-2재건축구역 등 3곳의 구역지정이 이뤄질 예정이다.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이미 통과했고,서울시 결정고시만 남겨두고 있다.
재건축이 본격화되면서 호가도 최근 한 달 동안 3000만~4000만원 정도 올랐다. 지난 10월 5억6000만원에 거래됐던 고덕주공 2단지 52㎡(16평형)는 현재 5억9000만~6억원을 호가하고 있다. 고덕주공 3단지 53㎡(16평형)도 같은 기간 5억원에서 5억3000만~5억4000만원으로 뛰었다. 양원규 실로암공인 사장은 "강남구 소재 재건축 단지와 1~2주 정도 시차를 두고 고덕지구 가격도 움직였다"고 설명했다.
◆조합원 간 갈등 여부가 변수
해당 아파트 단지 조합과 현지 중개업소들은 조합원 간 분쟁이 발생하면 내년 하반기로 예정된 조합원 이주가 지연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고덕주공 5,6,7단지 등은 올해 시공사를 선정하면서 160% 이상의 무상지분율(추가 분담금을 내지 않고 입주할 수 있는 평형)을 약속받았다. 그러나 2000년대 중반 시공사를 선정한 고덕시영 고덕주공 3,4단지 등은 시공사로부터 무상지분율을 확약받지 못했다. 관리처분단계에서 주변 단지보다 무상지분율이 낮게 나오면 조합원들의 반발로 사업이 표류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고덕주공 2,3단지의 경우 일부 조합원들이 "조합 임원들이 무상지분율 올리기에 소극적"이라며 집행부 교체를 위한 임시총회 소집을 준비 중이다.
고덕지구 재건축 사업이 속도를 내면서 단지마다 이주시기 조정이 관심사로 떠올랐다. 다른 단지보다 조금이라도 늦으면 시기조정 대상으로 지목돼 재건축 일정이 늦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강동구청 재건축과 관계자는 "조합 내부 사정으로 단지별로 재건축 속도에 6개월 이상 차이가 나는 만큼 서울시가 인위적으로 시기조정에 나설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고 말했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