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속보]연평도에 남은 주민들이 모두 섬을 떠나기로 결정했다.한국과 미국군의 연합 군사훈련을 앞두고 ‘전쟁 공포’가 되살아난 탓이다.



섬 잔류 주민 30여명으로 구성된 연평주민비상대책위원회의 최성일 위원장(47)은 25일 “지금 남은 주민들을 모두 인천으로 나가게 하고 있다.완곡히 남겠다는 사람들만 빼고 모두 섬을 떠날 것”이라고 밝혔다.대책위는 이날 오후 인천으로 나가 먼저 도착한 주민들과 합류,대책본부를 구성할 예정이다.



이날 오전 섬에는 200여명의 주민이 남아있었던 것으로 파악된다.그러나 한미 양국이 오는 28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서해상에서 미 항공모함 조지 워싱턴호가 참가하는 군사훈련을 벌이기로 발표하자 심하게 동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평도 주민 신일근씨(40)는 한국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우리 섬 근처에서 또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 몰라 다들 불안해하고 있다”며 “그래도 섬에 남겠다는 극히 일부를 제외하곤 주민 전원이 연평도를 떠날 것”이라 말했다.신씨도 오후 3시 배를 타기 위해 짐을 싸고 있다고 했다.



전날 인천으로 탈출했던 주민 일부는 옷가지를 더 챙겨가기 위해 여객선을 타고 연평도로 재진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늘 저녁께가 되면 연평도에는 10~20명 안팎의 원주민만이 남을 것으로 보인다.이들은 대부분 고령의 노약자들로 “나는 살만큼 살았고 오히려 뭍으로 나가봤자 더 고생할테니 여기 남고 싶다”고 고집했다고 신씨가 전했다.외부에서 온 취재진과 복구 인력 등이 섬을 지키게 되는 셈이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