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30]정부와 학교 측의 학비 인상을 반대해온 영국 대학생들이 24일 도심 곳곳에서 또다시 격렬한 시위를 벌였다.

영국 정부는 앞서 재정 긴축을 위해 2012년부터 대학에 지원하는 보조금을 줄이고 대학의 학비 상한선을 연간 3290파운드에서 9000파운드(약 1620만원)로 올리겠다고 발표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영국 대학생들은 이날 런던 등 주요 도시 곳곳에서 2000~3000명씩 모여 집회를 열고 가두 행진을 벌였다.

런던의 경우 3000여명의 학생들이 연립정부 소수파인 자유민주당 당사 앞에 모여 집회를 연뒤 정부 청사가 있는 방향으로 행진하려다 경찰과 충돌했다.이 과정에서 경찰 2명과 학생 10여명이 다쳤고 학생 15명이 경찰에 체포됐다.일부 학생들은 경찰 차량의 유리를 깨고 불을 피우는 등 폭력 양상을 보이기도 했다.

학생들은 지난 10일에도 학비 인상과 대학재정 지원금 삭감 등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를 벌였다.당시 대학 강사들까지 시위에 참여하기도 했다.

총리실 대변인은 “합법적이고 평화적으로 시위할 수 있는 권리는 누구나 있지만 폭력이나 위협을 주는 방법으로 시위를 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닉 클레그 자유민주당 당수는 이날 BBC 라디오에 출연해 “자민당이 선거에서 명백한 승리를 거두지 못함에 따라 연립정부에 참여했고 타협할 수밖에 없었다” 며 “지키지 못할 약속을 하게 한 정치가 혐오스럽다”고 술회했다.

자민당은 지난 5월 치러진 영국 총선에서 대학 학비를 없애겠다고 공약해 학생층과 서민들의 지지를 받았다.그러나 연립정부에 참여한 이후 학비 인상으로 입장을 바꿔 비난을 받는 처지가 됐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