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30]북한의 ‘연평도 폭격’으로 국내 증시는 당분간 조정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전망된다.과거 북한의 도발은 주식시장에 단기 영향을 미치는데 그쳤지만 이번 폭격은 6·25전쟁 이후 우리 영토에 폭탄이 떨어진 초유의 사태인 만큼 상황을 좀 더 주시해야 한다.전날 현물시장은 장 마감 직전에 폭격 소식이 전해진 탓에 큰 영향을 받지 않았지만 오늘은 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23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15.40포인트(0.79%) 내린 1928.94로 장을 마쳤다.증시는 유럽 재정위기에 대한 우려로 5.43포인트(0.27%) 떨어진 1938.91로 출발했다.중국의 금리인상 우려까지 불거져 낙폭을 키웠다.

외국인은 시간 외 거래에서 1800억원어치를 추가로 사들여 1831억원의 매수 우위를 보였다.개인은 594억원어치를 순매수했지만 기관은 25억원어치 순매도했다.기타법인도 2381억원어치 순매도했다.프로그램 매매는 차익거래에서 1764억원 순매도,비차익 거래에서 708억원 순매수가 나오며 전체적으로 1056억원 매도 우위를 기록했다.

업종별로는 그동안 증시 상승을 주도했던 운송장비업종이 2.55% 하락하는 등 부진했다.섬유·의복(-2.07%),증권(-1.53%) 등도 하락폭이 컸다.비정규직 파업이 장기화 될 것이란 전망이 고개를 들면서 현대차(-3.05%) 현대모비스(-2.13%) 기아차(-1.58%)가 동반 하락했다.하나금융지주는 외환은행 인수가 확정됐다는 소식에 5.17% 올랐지만 외환은행은 4.26% 하락했다.

반면 방산업체들은 시간외 거래에서 상한가가 속출하는 등 강세를 보였다.군함용 장비 생산업체인 스페코는 6.09% 급등했으며 시간외 단일가 매매에서도 상한가로 치솟았다.정규장에서는 0.19% 하락했던 군 무선통신장비업체 휴니드도 시간외 거래에서 상한가로 직행했다.

과거 수차례 있어왔던 북한 도발이 국내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었다.1999년 1차 연평해전 당시 코스피지수는 사건 당일 2.2% 하락했으나 다음날에 3.2% 오르며 바로 회복했다.지난 3월 천안함 사태 당일에도 0.3% 하락했으나 이튿날 0.5% 올라 낙폭을 바로 회복했다.

우리투자증권이 1990년대 이후 북한 미사일 발사 등 에 따른 주가 조정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대북 이슈가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최저 1거래일에서 최대 4거래일 정도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주가 조정 폭도 -0.14~-6.63% 선에 그쳤다.북한의 도발을 단기적인 악재로 보고 저가 매수의 기회로 활용한 투자자들이 많았다는 의미다.

그러나 과거 사례는 북한과 미국이 화해 무드에 접어들었을때 일어난 일이지만 이번에는 미국과 한국이 북한의 우라늄 농축 설비 공개와 관련해 심기가 불편해져 있는 상황에서 벌어진 만큼 사태가 장기화 될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국내 영토에 대한 직접적인 폭격이라는 사안의 심각성까지 감안한다면 과거 보다는 충격의 영향이 더 오래 갈 것으로 보인다.

신한금융투자는 2기 고로 준공에 따른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이는 현대제철과 중국자동차 시장 확대에 따라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한국타이어를 추천했다.대우증권은 내년도 신규 아이템의 판매로 30% 이상의 매출 증가가 예상되는 이녹스를 추천했다.

박민제 기자 pmj5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