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도발로 인해 원 · 달러 환율이 단기간 급등(원화 가치 급락)하는 것은 피할 수 없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일각에선 원 · 달러 환율이 단기적으로 달러당 1200원 이상으로 치솟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정미영 삼성선물 팀장은 "북한의 도발로 인해 한국의 지정학적 위험이 다시 한번 부각됐다"며 "단기간 급등은 어쩔 수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정 팀장은 "그동안 금융당국의 규제 리스크로 인해 외국인이 원화를 과거에 비해 덜 사는 모습을 보였다"며 "이번 북한의 공격으로 외국인이 원화를 어느 정도 팔지가 원 · 달러 환율을 결정지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외환시장에선 원 · 달러 환율이 1150원을 넘게 되면 외국인의 손절매성 투매가 나올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그리스 등 남유럽 국가의 재정위기가 일단락된 이후 원 · 달러 환율은 1110~1150원 사이에서 움직였는데 이때도 외국인이 한국의 주식과 채권을 대거 사들였다. 하지만 원 · 달러 환율이 1150원을 넘어서게 되면 주식이나 채권에서 이익을 본다 하더라도 환차손 때문에 한국 자산에 대한 매도 압박을 받게 될 것이란 얘기다.

이진우 NH투자선물 리서치센터장은 "24일 현물시장이 열리면 환율이 추가로 출렁일 가능성이 높다"며 "북한 변수가 며칠간 작용할지 모르겠지만 급등락 과정에서 기업들이 손실을 크게 입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 센터장은 "이미 1~2주 전부터 역외세력은 달러를 사들인 상태이고 그간 달러를 많이 내다판 국내 기관들이 불가피하게 달러 손절매수를 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이 때문에 이번 사태가 조기에 수습되더라도 일단 환율이 1200원대에 한번 올라섰다가 내려올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전망했다.

다만 이날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시장에서 원 · 달러 1개월물이 1180원까지 치솟았다가 1160원대로 하향 안정되는 모습을 보였다는 점에서 현물환율이 단기 급등했다가 조기에 안정을 되찾을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