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발전 국제포럼 2010] 생수로 '물의 도시'된 佛 에비앙처럼 차별화로 승부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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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조금 중심 지역정책은 한계
韓 서ㆍ남해 - 中 발해만 - 日 큐슈
環 황해 프로젝트 검토해 볼 만
먼지 날리던 도시, 예술마을로…日 가나자와 '창조도시'에 주목
모방·차용 아닌 명확한 전략을
韓 서ㆍ남해 - 中 발해만 - 日 큐슈
環 황해 프로젝트 검토해 볼 만
먼지 날리던 도시, 예술마을로…日 가나자와 '창조도시'에 주목
모방·차용 아닌 명확한 전략을
세계적 생수 '에비앙'을 키워낸 프랑스 에비앙,'로미오와 줄리엣'의 배경 도시 이탈리아 베로나,한국 유교문화의 메카 안동 등 독특한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한 국내외 기초자치단체가 모여 성공 사례를 공유하는 '지역발전 국제포럼 2010'이 23일 서울 코엑스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열렸다. 지식경제부와 대통령 직속 지역발전위원회,유엔공업개발기구(UNIDO)가 공동 주최한 이날 포럼에는 지역 발전 분야의 세계적 전문가와 기초 지자체장 등 300여명이 참여했다.
◆지역정책 발상의 전환 필요
국내외 전문가들은 한결같이 지역정책의 패러다임 전환을 촉구했다. 마리오 페치니 OECD 지역개발센터 소장은 기조연설에서 "보조금 중심의 기존 지역정책은 이제 한계에 부닥쳤다"며 "지역의 잠재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인프라 구축이 지역정책의 핵심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보조금은 지역발전을 위한 대증요법이지 근본 대책은 아니라는 것이다.
또 "그동안 정부의 지역 정책이 '균형 발전'과 같은 양적인 균형을 맞추는 데만 초점을 맞췄다"며 "이제는 질적인 경쟁을 촉발할 수 있는 정책으로 전환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가 간 경계를 뛰어넘는 지역 전략의 필요성도 역설했다. 페치니 소장은 "미국과 유럽에선 국경을 뛰어넘는 지역협력이 이뤄지고 있다"며 "아시아에서도 한국의 서 · 남해안과 중국의 발해만 일대,일본의 규슈 지역을 잇는 환황해국가 협력 프로젝트를 검토할 만하다"고 제안했다.
사사키 마사유키 오사카시립대 교수는 지역 발전 전략으로 '창조도시'라는 개념을 꺼냈다. 사사키 교수는 "산업도시는 점차 쇠퇴하고 문화 · 예술에 기반을 둔 창조도시가 급성장할 것"이라며 "창조도시가 되려면 창조적 인재,시민들의 삶의 질 향상,영화나 연극,공예 같은 창조 산업 확대가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표적 사례로 인구 45만명의 가나자와를 꼽았다. 가나자와는 일본 전통 문화를 간직한 도시다. 하지만 단순히 전통에 안주하지 않고 전통 공예에 기반한 금속공업을 발전시켰고 낡은 섬유공장 부지를 시민들이 연중 내내 24시간 활용할 수 있는 '시민예술마을'로 탈바꿈시켰다. 이를 통해 유엔이 지정한 '창조도시'로 선정됐다. 사사키 교수는 "전 세계적으로 발전하는 창조도시들이 국제적인 네트워크를 형성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지역개발 분야의 세계적 석학으로 꼽히는 뷔요른 어셰임 스웨덴 룬드대 교수는 지역 발전을 위한 핵심으로 '차별화'를 꼽았다. 어셰임 교수는 "세계화된 지식 경제에서 모방과 차용은 좋은 지역 발전 전략이 될 수 없다"며 "차별화된 전략으로 승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차별화와 특화 전략 필요
국내외 지자체들의 성공 사례도 참석자들의 관심을 모았다. 마크 프랑시나 에비앙시장은 "에비앙 지역이 처음 유명세를 탄 것은 1790년 온천이 발견된 뒤 프랑스에서 처음으로 온천장을 개발한 덕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후 1890년대부터 기업과 손잡고 알프스 광천수를 '알프스의 깨끗한 물'이란 이미지로 상품화한 에비앙 생수를 개발하게 됐다"고 말했다. 프랑시나 시장은 "에비앙시의 기본 컨셉트는 21세기 물의 도시"라며 "웰빙 시대에 맞는 지역 전략을 개발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에디 프랑시스 캐나다 윈저시장은 "물류 중심 도시라는 명확한 비전을 갖고 윈저공항을 비롯한 사회간접자본에 집중 투자했다"며 "그 결과 윈저는 미국과 캐나다 간에 이뤄지는 무역의 3분의 1을 처리하는 물류 도시로 거듭났다"고 밝혔다. 캐나다 최남단 도시로 미국 동부와 인접한 지리적 환경을 극대화한 게 성공 비결이라는 얘기다.
권영세 안동시장은 "한국을 대표하는 관광도시로 발전하는게 목표"라며 "세계문화 유산에 등재된 하회마을을 비롯해 도산서원,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 등 한국의 전통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게 안동의 매력"이라고 강조했다.
구문모 한라대 교수는 "캐나다 스트래퍼드 지역은 셰익스피어가 태어난 영국 마을과 단지 이름이 같다는 상징성을 이용해 셰익스피어 작품을 소재로 한 관광산업을 발전시켰다"며 "성공적인 지역 개발은 창조적 아이디어에서 비롯된다"고 말했다.
김경수 지경부 지역경제정책관은 "지자체도 이제 '우물 안 개구리'식으로 국내에 갇혀 있어선 안 된다"며 "국제적 감각을 가지고 해외 지자체의 성공 사례를 배우고 해외로 뻗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