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태 전 한국은행 총재는 23일 "한국 경제가 우선 풀어야할 과제는 고용문제고, 이는 고급 서비스산업을 육성해야 해결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전 총재는 23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2011 신한금융투자 리서치포럼' 초청 강연 연사로 나서 이 같이 말했다.

그는 "서비스산업 육성이 청년실업, 비정규직 문제 등 고용확대를 위한 가장 좋은 전략이라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며 "그중에서도 교육 의료 법률 회계 등 고급서비스 산업을 발전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전 총재는 "그러나 고급서비스 업계는 국가의 허가를 받아야 일할 수 있는 분야"라며 "그러다보니 기존 종사자들이 사회적으로 영향력도 크고 자기발언권도 세 산업을 키우기 쉽지 않다"고 꼬집었다.

이 외에도 과학기술의 미진한 발전과 국가성장에 비해 낮은 고용유발계수 등을 한국 경제의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글로벌 금융위기와 관련해서는 제어능력이 부족해 발생한 만큼 시장과 기업이 자율규제 시스템을 스스로 만들어야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전 총재는 "모든 움직이는 물체는 물체를 이끄는 구동 능력과 구동능력을 제어하는 능력이 균형을 이룰 때 제대로 굴러간다"며 "금융위기는 제어능력의 부족에서 생긴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이어 "기술이 발전할 수록 가속력은 강해진다"며 "인위적으로 속도를 조절할 수 있는 법규, 제도를 마련하고 시장과 기업이 스스로 자율 규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국제통화기금(IMF), G7, 유로 시스템, 바젤2 등이 생겼지만 금융위기가 보여줬듯 시장을 규제하는데 제대로 힘을 쓰지 못했다"며 "이런 기구들에 다시 새 생명을 불어 넣어 적절한 제어 장치로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 전 총재의 이번 강연이 한국은행 총재 퇴임 이후 첫 공식 행사여서 언론 등의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한경닷컴 정인지 기자 inj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