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의 중국 시장 의존도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큰 폭으로 상승,전자 석유화학 비철금속 등 주력 산업분야의 '차이나 리스크(중국 경제의 급격한 변동 시 받는 타격)'가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산업연구원(KIET)은 22일 '금융위기 이후 한국 경제의 중국 의존도 추이와 시사점' 보고서에서 이같이 지적했다.

2008년부터 올 상반기까지 국내총생산 증가율(4.2%) 가운데 대중 수출의 기여도가 2.2%포인트를 기록,기여율이 52%에 달했다는 분석이다. 올 상반기 기준으로 총수출에서 대중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글로벌 위기 이전의 27%에서 31% 수준으로 높아졌다. 같은 기간 대중 수출 증가액이 총수출 증가액의 1.3배 이상으로 나타났고,총수출 증가에서 대중 수출 기여율은 134%에 달했다고 KIET는 설명했다. 중국 이외의 지역은 수출 기여율이 되레 뒷걸음질했다는 얘기다.

일부 품목의 중국 시장 편중도는 이미 위험수위를 넘어섰다. 합섬원료(83%),석유화학 중간원료(73%),디스플레이 제조장비(62%),배터리(58%),평판 디스플레이(55%) 등은 수출의 절반 이상을 중국에 의존하고 있다.

이처럼 중국시장 수출 의존도가 급속히 높아지면서 중국 경제의 변동에 따른 리스크도 그만큼 커졌다는 게 문제로 지적된다. LCD(액정표시장치) 전자 자동차 등 일부 주력 업종은 중국 시장에서 공급과잉 현상이 발생,'차이나 리스크'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중국 인민은행은 지난달 물가가 4%대로 치솟자 최근 지급준비율을 0.5%포인트 인상하는 등 올 들어서만 벌써 다섯 차례에 걸쳐 지준율을 올렸다. 중국 정부는 무역흑자폭 감축을 요구하는 미국 등의 압력이 거세지면서 향후 5년간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7% 안팎으로 대폭 낮춰 제시,중국 경제의 '경착륙(과열 경기의 급속한 둔화)' 가능성이 우려되고 있다.

정부는 이에 따라 수출지역 다변화에 속도를 내기로 하는 등 대책 마련에 비상이 걸렸다.

박동휘/주용석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