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 M시티 '시네마 메카'로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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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박찬욱·김지운 감독 등 영화사 30여개·협력사들 입주
방송영상복합도시 전략 영향
방송영상복합도시 전략 영향
한국 영화 최다 관객을 동원한 '괴물'의 봉준호 감독.그의 영화사 오프스크린이 최근 서울 여의도에서 경기도 고양시 장항동 M시티 건물 2층으로 이사했다. 봉 감독은 이곳에서 박찬욱 감독의 모호필름과 차기작 '설국열차'를 제작한다. 모호필름도 조만간 이 빌딩으로 이사할 예정이다.
지난달에는 '좋은 놈,나쁜 놈,이상한 놈'의 김지운 감독이 운영하는 제작사 그림픽쳐스가 이곳으로 이사했다. 봉준호 · 박찬욱 · 김지운 등 한국 영화계 '빅3' 감독이 한 지붕 아래 근무하게 된 것이다. 봉 감독의 오프스크린과 함께 일하는 조능연 프로듀서는 "임대료가 서울에 비해 아주 싼 데다 녹음과 편집,컴퓨터그래픽 등 후반작업 회사들이 이 빌딩에 많이 있어 시너지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15층짜리 트윈타워로 건설된 M시티에는 제작사와 후반작업 회사 등 30여개사가 입주해 있다. 최근 '페스티발'을 개봉한 제작사 아침과 '왕의 남자' 이준익 감독의 씨네월드를 비롯해 장진 감독의 제작사 소란 플레이먼트,영화 '의형제'를 제작한 루비콘픽쳐스,'좋은 놈,나쁜 놈,이상한 놈'의 투자사 바른손엔터테인먼트,'로버트 태권 브이'를 준비 중인 신씨네 등이 그들이다.
'아저씨' 등을 작업한 김상범 편집실과 대표적인 사운드 믹싱업체 라이브톤,컴퓨터그래픽업체 디지털아이디어와 CJ파워캐스트 등도 합류했다. 류승완 감독의 제작사 '외유내강'과 임권택 감독의 사무실도 이곳으로 이사할 예정이다.
지난 3년간 고양시는 M시티 건물 외에도 장항동과 화정동에 있는 3개 빌딩에 50여개 엔터테인먼트 업체를 끌어들이는 등 총 80여개 엔터테인먼트 업체를 유치했다. 화정동에 있는 빌딩에는 이창동 감독과 정지영 감독 등이 사무실을 운영 중이다.
영화사들이 이처럼 몰리는 것은 고양시가 시행 중인 브로멕스(broadcasting & multimedia complex · 방송영상복합도시)사업 때문이다. 수도권정비계획법에 따라 산업단지를 조성할 수 없는 고양시가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고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 택지개발지구와 도시개발지구 등에 도시자족시설부지를 확보해 방송영상산업 관련 기업을 유치한 것이다.
고양시는 M시티 등 4개 건물을 임대한 뒤 영화사에 저렴하게 재임대해 서울시에 비해 절반 이하 비용으로 사무실을 운영토록 해준다. 가령 라이브톤은 서울 강남에서 월 2000만원 지출하던 사무실 임대료(관리비 포함)를 이곳에서 800만원으로 해결한다.
고양시는 또 입주 업체들에 로케이션 인센티브도 제공한다. 입주사들이 고양에서 촬영한 제작비 중 30~50%를 환급하는 방식으로 지원해주는 것.올초 개봉된 '의형제'를 비롯해 '시''초능력자''부당거래' 등이 고양에서 촬영됐다. 이 덕분에 엑스트라들을 동원하는 고용창출 효과를 거뒀고 분장 · 미술 관련 업체 등도 이곳으로 이사해 방송영상산업 클러스터를 형성하게 됐다. 국내 영상산업 메카가 충무로가 아니라 고양시로 이동하고 있는 셈이다.
실무를 담당하고 있는 고양시 지식정보산업진흥원의 진형성씨는 "베드타운 역할을 하던 고양시가 방송영상산업의 선두도시로 탈바꿈했다"며 "부산과 전주에서도 벤치마킹하러 오고 있다"고 말했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