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코스피지수는 중국의 지급준비율 인상 소식에도 사흘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중국의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지난 19일 대형은행의 지준율을 50bp(0.5%포인트) 인상한 18.0%로 발표했다. 중국이 가계소비와 기업투자 등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기준금리 인상 대신 지준율 인상을 선택했다는 점과 아일랜드가 유럽연합(EU)의 구제금융을 받아들이기로 했다는 소식 등이 투자심리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정보기술(IT)주의 상승세가 두드러진다. 오전 10시52분 현재 코스피 전기전자업종지수는 2.84% 급등해 전업종지수 중 가장 큰 상승폭을 나타내고 있다.

중국의 긴축과 아일랜드의 재정위기 우려 등 증시 전반적으로 불확실성이 해소됐으나, 추가 상승을 위한 동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미국의 연말 소비특수에 대한 기대감이 IT주를 밀어올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강현기 솔로몬투자증권 연구원은 "사실 블랙프라이데이(Black Friday) 쇼핑효과 자체만으로는 국내 IT주에 대한 수혜를 기대하기 어렵다"며 "소비특수에 따라 국내 IT 관련주도 양호한 움직임을 나타낼 것 같지만, 2001~2009년까지 미국의 연말 쇼핑시즌에서 국내 IT관련주는 코스피 대비 저조한 수익률을 나타낸 경우가 더 많았었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IT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현재 IT의 강세가 재고소진에 의해 좌우된다고 판단되기 때문이다. 강 연구원은 "과거사례를 볼 때, 출하증가 또는 재고소진이 IT업종의 상승 탄력에 상당한 영향을 끼쳤다"며 "즉 미국 연말 소비특수에 따른 재고소진이 IT 관련주에 상승탄력을 부여할 것"으로 전망했다.
[초점]IT株 '투심' 살아나나?…美 연말특수 기대
이경수 토러스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도 "고용회복을 동반한 소비증가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올해 미국 연말소비는 기대해볼 만하다"며 "또 과거 IT제품이 포함된 준내구재의 경우 경기침체로 2년간 부진하면 다음 해에 크게 회복되는 모습을 보여왔다"고 전했다. 이는 금융위기로 2년 동안 억눌렸던 IT제품에 대한 수요를 기대하게 하는 요인이란 설명이다.

이날 IT주의 강세는 기관이 이끌고 있다. 기관은 현재 전기전자업종에서 3130억원을 순매수하고 있고, 이 중 투신이 1651억원의 매수 우위다. 외국인은 308억원어치 주식을 사들이고 있다.

김일혁 동부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은 지난 9월초부터 IT업종의 비중을 늘려온데 반해 기관은 지금까지 특별한 방향성을 나타내지 않았다"며 "이제서야 기관들이 미국 연말소비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비중 확대에 나서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한민수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