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권 광역경제 시대] 3시간 걸리던 부산~거제 30분대…해저48m 터널 수압 못느껴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내달초 개통 '거가대교' 미리 달려보니…
총길이 8.2km 쭉뻗은 왕복4차로…국내 첫 3주탑 대교 '위용'
총길이 8.2km 쭉뻗은 왕복4차로…국내 첫 3주탑 대교 '위용'
"2조원이 넘는 천문학적인 공사비를 투입한 거가대교가 이제 마지막 손질만 남겨두고 있습니다. 2004년 12월10일 첫 공사를 시작한 지 꼭 6년 만에 다음 달 개통되면 부산 · 경남권의 새로운 명물이 될 겁니다. "
부산 가덕도와 경남 거제를 잇는 거가대교를 시공 중인 대우건설 관계자는 "바다를 가로 질러 두 지역을 잇는 꿈같은 사업이 현실이 됐다"며 이렇게 말했다.
동남권 광역경제시대를 앞당길 것으로 기대를 모으는 거가대교가 다음 달 초 개통을 앞두고 있다. 거가대교는 사장교(4.5㎞)와 침매터널(3.7㎞)을 합쳐 총연장 8.2㎞의 왕복 4차로 교량이다. 접속도로까지 합치면 무려 34.8㎞에 이르는 초대형 사업이다. 침매터널이란 육지에서 제작한 터널 구조물을 강이나 바다 밑에 가라앉혀 터널을 만드는 공법을 말한다. 또 사장교는 교각 주탑과 상판(도로 하부)을 케이블로 연결해 건설하는 다리를 뜻한다.
현재 거가대교의 공정률은 99%.지난 20일 오전 9시20분 가덕도 천성마을을 거쳐 가덕해저터널(침매터널)로 들어섰다. 이 터널은 '세계 최초로 해저 48m에 건설되는 침매터널'이라는 새로운 기록도 갖게 된다.
터널 입구에 들어서자 500m 앞에 왕복 12차로의 요금소가 눈에 띄었다. 거가대교 통행료는 1만원 안팎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터널 입구 오른쪽 편으로 휴게소와 함께 홍보관은 이미 완공돼 손님 맞을 채비를 끝낸 상태였다.
가덕해저터널로 들어서자 아스팔트 포장이 모두 끝난 도로 바닥이 유난히 눈에 띄었다. 도로 천장에는 '절대 감속'이라는 교통안내 표지판이 붉은색으로 연달아 깜박이고 있었다. 왕복 도로 중간 중간에 설치된 환기시설에 문을 다는 막바지 공사도 한창이었다. 천장 조명작업은 사실상 마무리돼 최고 시속 80㎞로 달리는 데 아무런 불편을 느끼지 못했다.
바다 속 48m 깊이의 해저터널을 통과하며 승용차 창문을 연 채 달렸지만 수압은 전혀 느낄 수 없었다. 두께가 1.33m인 터널 외벽이 수압을 완벽하게 흡수하기 때문이다.
침매터널을 지나 중죽도터널을 빠져나오자 비상사태가 발생할 경우 차량이 대기하거나 대피할 수 있는 작은 인공섬이 보였다. 이어 거가대교의 부산쪽 부분으로 주탑이 2개인 사장교(2주탑)가 나타났다. 2주탑은 사실상 완공됐고,중앙 분리대와 차량 추락을 막기 위한 교량 양쪽 가장자리 안전 펜스 설치공사까지 모두 끝나 있었다. 이곳에서 오른쪽에는 부산신항이,왼쪽으로는 남해에 떠있는 섬들이 눈에 들어왔다. 2주탑의 높이는 158m.다이아몬드 모양의 주탑 중 60m 높이에 교각 상판이 놓여 있다 보니 강한 바람이 계속 느껴졌다. 2주탑 중간에 이르자 내비게이션에 표시된 지도의 주소가 부산 강서구에서 경남 거제시로 바뀌었다. 부산과 경남을 잇는 다리라는 사실을 눈으로 직접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저도터널을 통과하자 이번에는 3주탑 사장교가 모습을 드러냈다. 주탑이 세 개나 되는 사장교로는 국내 처음이다. 하나의 교량에 주탑 2개짜리 사장교와 주탑 3개짜리 사장교가 동시에 들어서는 것도 국내 첫 시도다. 3주탑 사장교를 지나자 경남 거제시 유호리에 있는 장목터널에 닿았다. 이어 거가대교와 접속도로(거가대로)가 만나는 농소터널을 지나자 거제요금소가 나타났다. 침매터널과 교량구간을 합친 8.2㎞를 제한속도인 시속 80㎞로 달릴 경우 5분이면 통과할 수 있다.
거제 쪽 공사현장에서 만난 대우건설 관계자는 "개통일 전까지 공사를 마치는 데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며 "무려 6년간 계속해 온 초대형 공사에 마침표를 찍을 날도 며칠 남지 않았다"고 말했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