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했던 것보다 충격이 덜한 것 같아요. " 증권사나 은행의 PB 관계자들은 최근 금융통화위원회가 4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연 0.25%포인트 올렸지만 재테크 시장은 정중동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시중의 돈줄을 죄어 물가 불안을 억제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올렸다. 하지만 기준금리가 여전히 연 2.50%로 아직도 낮은 데다 대출차입자들은 저금리 기조에 익숙해서인지 금리인상에 둔감한 것 같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당국이 내년 1분기 금리를 추가 인상할 가능성이 크지만 경기부양을 위해 급격하게 큰 폭으로 올리지는 못할 것이라는 전망도 깔려 있다. 실제 기준금리가 오른 뒤에도 국 · 사채 금리가 떨어지는 반대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지난 주말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 주재로 열린 금융협의회에서 은행장들은 "기준금리 인상으로 금융시장에 대한 충격은 없었다"고 평가했다. 부동산시장과 관련 "거래량이 늘고 수도권에서 하락세가 둔화되고 있으나 본격 회복으로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금리인상에 호들갑을 떨 필요는 없다. 그렇더라도 너무 둔감한 것도 문제다. 은행 등 금융회사들이 대출 금리를 올리면 가계와 기업의 이자 부담이 늘어나는 등 경제 전반에 영향을 서서히 미칠 것이기 때문이다.

미지근한 물에 넣은 개구리 두 마리가 좋은 예다. 한 마리는 물의 온도가 서서히 올라가는 줄 모르고 기분좋게 헤엄을 치다가 뜨거운 물에 죽었다. 반면 물의 온도 변화를 감지한 또다른 개구리는 물에서 뛰쳐나와 살았다.

금리인상도 마찬가지다. 한두 번이야 참을 수 있지만 급격한 인플레이션이 발생하면 금리인상 폭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중국의 긴축조치도 변수다.

재테크 고수들은 최근 금리인상 후 반대로 움직인다고 한다. 은행돈 2억~3억원을 빼내 거치식 펀드상품에 가입하는 부류다. 주가가 떨어지는 최근이 투자적기라는 판단에서다. 펀드 단타를 통해 1주일 만에 1%의 수익률을 올리는 투자자도 있다. 재테크는 민감과 둔감 사이에서 움직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