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의 상류층 사이에서 도미니카의 10대 야구 유망주들에 대한 투자가 이색 투자처로 각광받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19일 보도했다. 야구 유망주들을 발굴해 체계적으로 훈련을 시킨 뒤 이들이 메이저리그 구단과 계약을 맺을 경우 계약금의 10~30%를 수익으로 얻는 것이다.

이 신문에 따르면 뉴욕의 유명 헤지펀드 매니저인 브라이언 사피로,오클랜드 애슬레틱스 인수를 시도했던 레지 잭슨,스티브 스윈달 전 양키스 구단 매니저,조지 W 부시 행정부 시절 백악관 행정관을 지난 아벨 구에라 그리고 한스 헤르텔 전 도미니카공화국 미국대사 등이 이 분야의 대표적인 투자자들이다. 변호사 의사 세일즈맨 등 다양한 부류의 사람들이 이런 '입도선매' 투자에 나서고 있다.

이들은 도미니카에 야구 아카데미를 세워 10대 선수들을 양성하거나 도미니카 출신 코치들에게 돈을 대는 방식으로 투자한다. 대부분 가난한 집안 출신인 도미니카 10대 선수들은 아카데미에서 무료로 훈련하면서 기량을 쌓은 뒤 메이저리그팀과 계약을 맺어 아카데미 투자자들과 계약금을 나눠 갖는다. 투자자들은 아카데미를 설립하는 데 수십만달러를 투자하고 선수들을 양성하는 데도 매월 수천달러를 쓰고 있다.

그러나 선수와 투자자 모두에게 이익이 될 것 같은 이 비즈니스가 적지 않은 비판을 받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투자자들이 한창 학교에 다녀야 할 아이들을 아카데미로 데려와 스테로이드를 사용하게 하고 나이도 속이게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샌디 앨더슨 전 뉴욕 메츠 매니저는 "선수들에 대한 투자가 그들에게 혜택이 되면 좋겠지만 실상은 전혀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심지어 일부 투자자들은 유망 선수 가족을 대상으로 대부업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런 비난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은 이 사업의 수익성에 만족감을 표시하고 있다. 한 투자자는 유망 선수의 가족에게 1만5000달러를 빌려주고 그 선수가 프로구단과 계약할 경우 계약금의 7%를 받기로 했다. 결국 그 선수는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와 계약에 성공,79만달러를 계약금으로 받았다.

김태완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