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리(선물)가 몸통(현물)을 밀어올렸다.

18일 선물시장에서 외국인이 엿새만에 '사자'로 태도를 바꾸자 코스피지수는 프로그램 매물의 부담에서 벗어나며 사흘만에 급반등했다. 코스닥지수도 투자심리 개선에 따른 테마주들의 강세로 크게 올랐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30.75포인트(1.62%) 급등한 1927.86으로 거래를 마쳤다. 전날 미국증시의 혼조세 마감 소식에도 불구하고 오름세로 출발한 이날 지수는 외국인이 이틀 연속 순매도에 나섰음에도, 기관과 프로그램의 매수세에 힘입어 상승폭을 확대했다.

선물시장에서 3500계약 가량을 순매도하던 외국인은 오후들어 순매수로 태도를 바꿔 3700계약 이상을 사들였다. 이에 따라 2000억원대의 매물로 지수를 압박하던 프로그램은 100억원대의 순매수로 방향을 바꿨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자본유출입규제안, 중국의 긴축, 유럽의 재정위기 우려 등 대내외적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는 한, 선물 외국인들의 매수전환을 추세적인 것으로 보기 힘들다며 변동성 확대에 주의하라고 조언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기관은 이틀째 순매수에 나서며 834억원어치 주식을 샀다. 외국인과 개인은 각각 1561억원, 505억원의 매도 우위였다.

통신 전기가스 등을 제외한 대부분의 업종이 상승했다. 시가총액 상위종목들도 KB금융 한국전력 등을 빼고 대부분 올랐다. 상승종목수는 683개로, 하락종목 155개를 압도했다.

지수의 급등에 증권주들이 화답하며 올랐다. 키움증권 삼성증권 현대증권 골든브릿지증권 한화증권 등이 3~5%대의 강세를 보였다.

이건희 삼성 회장이 장남 이재용 삼성전자 부사장을 승진시키기로 결정하면서 '젊은 삼성'에 대한 기대로 삼성그룹주가 강세였다. 삼성정밀화학과 삼성물산이 장중 52주 최고가를 갈아치웠고, 호텔신라 제일모직 삼성엔지니어링 삼성카드 등도 4~6%대의 급등세였다.

LG전자는 스마트폰 판매확대 기대감에 4% 가까이 급등, 15거래일만에 10만원을 회복했다. 반면 알앤엘바이오는 줄기세포 치료자 사망소식에 하한가로 떨어졌다.

코스닥지수는 이틀째 반등세를 이어갔다. 각종 테마주들이 호재에 들썩거리며 투자심리도 확연히 개선된 모습을 보였다.

코스닥지수는 1.66% 상승한 514.13을 기록했다. 미 증시의 혼조에도 강보합으로 출발한 코스닥은 코스피지수의 상승폭 확대와 꾸준한 기관 매수에 힘입어 오름폭을 늘려갔다.

기관은 227억원 순매수하며 코스닥 상승을 이끌었고 외국인은 장 초반 '사자'에 나선 이후 매매에 별다른 방향성을 보이지 않으면서 23억원 매수 우위로 장을 마쳤다. 개인은 지수가 오르자 팔자로 대응하며 225억원 매도 우위를 보였다.

코스닥지수가 조정을 받는 동안 주춤하던 테마주들이 이날 일제히 활기를 되찾았다.

'아이패드'와 '갤럭시탭' 등 태블릿PC 판매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관련주들이 동반 강세를 보였다. 4G통신주인 알에프텍(3.37%), 모바일 결제업체인 모빌리언스(상한가), 유비벨록스(2.56%), 모바일 소프트업체인 디오텍(5.85%) 등이 나란히 상승했다.

전자책 관련주로 꼽히는 예스24(3.05%), 예림당(3.78%)도 사이좋게 올랐다. 한국이 수주활동을 하고 있는 브라질 고속철의 입찰 일정이 확정되면서 대아이티아이, 세명전기, 삼현철강 등 철도 관련주들은 줄줄이 상한가로 치솟거나 가격제한폭 가까이 급등했다.

국내 최대 게임박람회 '지스타2010'개최로 게임주들도 활짝 웃었다. CJ인터넷(11.78%), 네오위즈게임즈(2.14%), 엠게임(2.63%), 위메이드(1.03%) 등이 일제히 강세를 보였다.

한편 원·달러 환율은 하락했다.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0원(0.87%) 내린 1134.9원에 거래를 마쳤다.

한경닷컴 한민수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