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 학 · 연 협력사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기술혁신형 중소기업을 키우는 '씨앗' 역할을 하고 있다. 산 · 학 · 연 협력사업은 자금 부족으로 연구 · 개발(R&D) 활동이 어려운 중소기업을 연구소,학교와 함께 기술을 개발하도록 연결시켜 주는 사업이다. 300여개 대학 · 연구기관,4000여개의 기업이 참여하고 있다.

한국산학연협회와 한국경제신문은 '중소기업 산 · 학 · 연 협력 활성화 방안'이란 주제로 최근 서울 여의도 국회 지식경제위원회 위원장실에서 좌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는 김영환 국회지식경제위원장,나경환 한국생산기술연구원장,김광선 한국산학연협회장,박광호 원진 대표,송재희 중소기업중앙회 상근부회장이 참석했다. 사회는 정월석 한국경제신문 중소기업연구소 차장이 맡았다.

▲사회=중소기업 산 · 학 · 연 협력사업 초기와 현재를 비교한다면. 또 대학,연구기관과 중소기업 간의 협력은 잘 이뤄지고 있는지.

▲김광선 한국산학연협회 회장=초기에는 교수들의 연구환경이 열악해 제대로 연구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 중소기업도 대학 · 연구기관에서 개발해주는 기술을 일방적으로 받기만 하는 입장이었다. 지금은 기업들이 직접 공급자인 대학 · 연구기관을 선정하기도 하고 기업부설연구소를 설립해 공동으로 기술개발한다. 2008년부터는 단기 R&D 과제 중심에서 2년 이상의 중기과제가 신설됐다. 미국,일본 등 선진국과도 협력과제를 진행하고 있다.

▲김영환 국회지식경제위원장=독일이 2008년까지 미국,중국을 제치고 세계 수출액 1위를 차지한 것은 '히든 챔피언'이라고 불리는 탄탄한 중소기업이 많기 때문이다. 산 · 학 · 연 협력은 기업,대학,연구기관 등 혁신주체들이 가진 역량을 서로 보완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R&D 인프라가 부족한 중소기업에는 매우 중요한 지원이다.

▲송재희 중소기업중앙회 상근부회장=기술개발 협력지원 이외에 마케팅 등 경영전반에 대한 지원도 필요하다. 다른 대학,연구소 등과 연계 프로그램이나 네트워크를 활용한 상시 지원시스템이 구축해야 한다.

▲나경환 한국생산기술연구원장=산업계 출연연구소의 경우 기업의 요구를 즉시 해결할 수 있는 상시지원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생기원은 기업들을 대상으로 무료 상담전화(080-9988-114)를 개통해 현장의 애로사항을 실시간 해결하고 있고 타 연구기관과 연계해 최대한 문제를 풀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사회=산 · 학 · 연 협력을 통해 중소기업과 대학,연구기관이 다같이 윈-윈할 수 있는 방안은.

▲김 위원장=산 · 학 · 연 협력 활성화의 걸림돌이 되고 있는 것은 대학과 기업이 서로에게 기대하는 수요와 눈높이가 다르기 때문이다. 기업은 대학에 지나치게 의존하기보다 자발적인 노력을 병행해야 한다. 미국의 실리콘밸리나 영국의 서리리서치파크 등 해외 산 · 학 · 연협력 우수사례를 참고해야 한다. 미국,독일,영국,호주 등 선진국에서 산 · 학 · 연 협력이 강한 이유는 대학과 연구기관,기업이 상호 우호적 파트너십을 형성하고 효과적인 협력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어서다.

▲송 부회장=중기청과 한국산학연협회의 노력으로 각종 외부기관 평가에서 산 · 학 · 연 공동기술개발사업이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예산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앞으로도 지원에 필요한 예산을 충분히 확보함으로써 현재 중점 추진하고 있는 혁신형 중소기업 육성에 더욱 박차를 가해야 한다.

▲나 원장=산 · 학 · 연 협력의 성패는 기술주도형 중소기업을 창출,확산해 산 · 학 · 연 협력 선순환구조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달성하느냐에 달려 있다. 산 · 학 · 연 협력의 메커니즘,즉 기술인력 양성 · 공급과 연구개발,사업화,기술이전 등의 전개과정이 매끄럽게 이뤄지기 위해서는 대학 · 연구기관이 아니라 핵심역할을 하는 중소기업 중심으로 산 · 학 · 연 협력의 전개가 필요하다.

▲사회=중소기업 지원 및 산 · 학 · 연 협력의 활성화를 위해 지원이 필요한 분야는.

▲김 위원장=중소기업의 기술력을 향상시켜야 한다. 우수제품을 생산해 매출을 올릴 수 있는 기회도 마련해야 한다. 최근 정부가 중소기업 R&D 지원을 위해 적극 나서고 있지만 다소 늦은 감이 있다. 지금은 중소기업의 출구전략을 논할 때가 아니다. 아직 중소기업이나 소상공인들은 입구에 들어서지도 못했고 성장과 발전의 과실을 따먹어 본 적도 없다. 전반적인 중소기업 관련 예산이 30% 정도 줄었는데 지금은 투자확대가 중요하다.

▲박광호 · 원진 대표=중소기업,대학,연구기관이 쉽게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제공돼야 한다. 인재풀 구축이 필요하다. 기업에서는 기술개발을 대학에 전적으로 맡기지만 말고 기술개발 과정,진척도 등을 수시로 확인해 의견을 개진해 나가야 한다.

▲송 부회장=중장기적으로는 기술 이전의 활성화를 위해 기술 시장이 발전될 수 있는 지원책이 필요하다. 기술 시장은 정부 중심의 견인정책도 필요하겠지만 자발적으로 시장을 형성할 수 있도록 정부차원에서는 인프라 지원 사업에 역점을 둬야 한다. 한국산학연협회 등 민간기관을 적극 활용하는 것도 매우 효과적인 방안이다.

정리=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