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광산업체 BHP빌리턴이 세계 최대 비료업체인 포타쉬를 적대적 인수하려던 계획을 철회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마리우스 클로퍼스 BHP빌리턴 최고경영자(CEO)는 15일 성명을 통해 "캐나다 산업투자법의 인수 규정을 만족시키는 데 실패해 포타쉬 인수 제안을 거둬들인다"고 밝혔다. 포타쉬 인수에 눈독을 들이던 BHP빌리턴은 지난 8월 포타쉬를 주당 130달러에 인수하려던 안이 무산되자 386억달러 규모의 적대적 인수를 추진해 왔다.

그러나 캐나다 정부가 협상 과정에서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했다. 토니 클레멘트 캐나다 산업부 장관은 지난 3일 "BHP빌리턴의 인수안이 국익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거부권을 행사했다. BHP빌리턴은 30일 이내에 수정된 제안을 제출할 수 있지만 캐나다 정부의 입장이 명확해 결국 철회키로 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투자 유치에 적극적인 캐나다 정부가 해외 기업의 투자를 거부한 것은 최근 25년 동안 이번이 두 번째다.

BHP빌리턴은 상대국가 정부의 반대로 인수·합병(M&A) 시도가 최근 잇따라 난항을 겪고 있다. 지난달에는 세계 3위 광산업체 리오틴토와 합작사를 세우려 했지만 경쟁기업들이 포진한 아시아와 유럽 당국이 이를 승인하지 않아 무산 된 적이 있다. 팀 슈로더 펜가나캐피털 매니저는 “BHP의 규모가 매우 크기 때문에 M&A 등 시장 확대 노력이 각국 정부의 반대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며 “새 성장동력을 찾기 위해서는 먼저 정부의 반발을 무마시킬 수 있는 방안을 찾는 것이 시급한 과제”라고 지적했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