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증시가 등락 끝에 소폭 상승세로 마감한 가운데 11일 국내 증시는 대형 이벤트를 줄줄이 앞두고 있다.

G20 정상회의가 공식 개막되면서 글로벌 환율 전쟁의 결과에 세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고 옵션만기일도 맞았다. 이날 발표가 예정된 10월 중국의 경제지표 역시 무시할 수 없는 증시 재료다.

지수는 조정의 가능성 속에서도 점점 고점을 높여가고 있어 고소공포증도 우려되고 있다. 예정된 이벤트가 많은 만큼 국내 증시는 소강상태가 예상되지만 옵션만기일을 맞아 프로그램 거래는 증시에 다소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날 무엇보다 가장 큰 관심은 G20 정상회의다. 지난 재무 장관회의에서 제기된 환율 문제 해결안이 이번 G20회담에서 순조롭게 합의될 수 있을지에 대한 여부다. 중국의 경제지표도 추가적인 긴축조치가 뒤따를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큰 시점이다.

이들 이벤트가 글로벌과 국내 증시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엄태웅 부국증권 연구원은 "현 시점에서 관심이 고조되는 것은 이번 G20회담에서 환율 문제가 제대로 합의될 수 있을지 여부"라며 "국내 역시 소비자 물가의 빠른 오름세와 원달러 환율 사이에서 갈등이 빚어지며 금통위 국내 기준금리 결정에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 만큼 G20회의에 대한 관심은 어느때 보다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엄 연구원은 "주요 이벤트를 앞두고 숨고르기 과정이 나타나고 있지만 신흥국과 주요 선진국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글로벌 증시의 상승랠리는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이날 발표가 예정된 10월 중국의 수출경기는 최근 위안화의 강세와 함께 상대적으로 주춤할 가능성이 높아 투자심리가 위축돼 있는 국내 증시도 어느 정도 악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중국의 수출 증가세 둔화는 이미 시장에 선반영된 측면이 크고 대신 내수경제의 빠른 호전세가 지속되고 있는 만큰 예정된 중국 주요 경제지표의 영향력은 제한적일 것으로 엄 연구원은 판단했다.

투자자들의 관망세가 짙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옵션만기일을 맞아 프로그램 매매가 증시를 좌지우지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그러나 프로그램 순매수가 유입될 가능성이 점쳐지면서 수급상으로는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중호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베이시스의 급등락이나 예상치 못한 환율변화가 아니라면 1000억원 내외의 프로그램 소폭 매수를 기록할 것"이라며 "G20회의 결과가 발표되는 날이라는 외적인 변수가 존재해 시장에 의미를 판단하기 힘든 강한 매수세가 존재할 개연성도 있다"고 판단했다.

지수와 현물의 수급적 측면과 비차익매수세의 공동 발생 여부에 조금 더 집중한는 선택이 필요하다고 이 연구원은 제시했다.

한경닷컴 배샛별 기자 sta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