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가 10일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G20 정상회의와 옵션만기일을 두고 경계감이 확산된 데에다 차익실현 매물까지 흘러나오고 있다.

앞서 마감된 미국 뉴욕 증시도 차익실현 매물의 압박을 받았다. 장 초반 미 경제지표의 호전에 증시는 상승세를 나타냈으나 높은 지수에 대한 부담감에 차익 매물이 나오면서 하락세로 돌아섰다.

오전 10시10분 현재 코스피 지수는 전날대비 10.88포인트(0.56%) 오른 1958.34를 나타내고 있다. 하락세로 출발했지만 반등에 성공한 모습이다.

그렇지만 안심은 이르다. 개인을 제외하고는 매매주체들이 뚜렷한 흐름을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개인은 확실히 차익실현에 나선 분위기다. 장초반부터 줄곧 매도우위다.

외국인은 순매수에 나서고 있지만 규모는 시원치 않다. 기관도 마찬가지다. 기관도 '사자'에 나선다고는 하지만 500억원 안팎에 그치고 있다. 장초반에는 아예 매도우위를 보이기도 했었다.

비단 이날 뿐만이 아니다. 이렇게 매매주체가 뚜렷하지 않는 현상은 최근들어 이어져왔다. 전날에도 외국인은 320억원 순매도였지만 개인과 기관은 각각 586억원 12억원씩 순매수였다. 하루의 매매규모라고 하기에는 미약한 수준이다.

전문가들을 비롯해 증시 안팎에서는 '추가 상승'에 무게를 두고 있다. 최근까지 나온 내년도 전망 보고서들 모두 코스피 지수는 2000선을 '당연히' 넘는다는 의견들이었다. 따라서 길게 본다면 추가매수가 당연한 전략이다.

그렇지만 투자자들은 경계심리가 뚜렷한 가운데 조정을 고려해 차익실현에 나서고 있다. 특히나 개인들은 직접적이건 간접적이건 차익실현에 나서고 있다. 11월들어 전날까지 개인들은 유가증권시장에서는 8000억원의 순매도를 나타냈다.

주식형펀드의 환매는 여전히 진행중이다. 지난 6개월 동안 약 20조원의 환매가 이루어졌다. 코스피 지수가 박스권 상단 돌파를 시도할 때마다 쏟아졌던 환매는 지수가 금융위기 이전 수준에 근접해 가면서 규모가 커지고 있다.

현재 지수는 △금융위기 이전 고점부근에서 투자한 투자자가 손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환매하거나 △2009년 이후 펀드를 매수한 투자자가 이익을 실현시키기 위해 환매하기 매력적인 수준이다.

안 혁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식형 펀드 투자자들의 잔고 분포를 시뮬레이션 했다"며 "그 결과 코스피 지수가 1880~1940에 투자된 주식형 펀드의 잔고는 약 15조원으로 여러 지수대 가운데 최대 규모의 잔고"라고 추정했다.

지난 박스권 저항선 부근의 잔고가 약 12조원이었고, 매물이 소화되는 시간이 약 4개월 정도 소요됐다는 분석이다. 현재 지수대에 대기하고 있는 주식형 펀드의 매물 소화에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안 연구원은 "주식시장을 둘러싼 국내외적 변수가 우호적으로 변하여 주식형 펀드의 환매가 줄어들지 않는다면, 현 지수대를 기점으로 기간 조정 장세가 이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현 지수대인 코스피 1940선을 넘어서더라도 2000선에 또 다른 매물벽이 존재해 부담스럽다고 분석했다.

한경닷컴 김하나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