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30]로버트 졸릭 세계은행 총재가 환율전쟁을 막기 위해 새로운 금본위제 국제통화시스템을 만들자고 제안한 데 대해 주요 전문가들이 “현실성 없는 주장”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9일 “‘금을 인플레와 디플레 및 향후 통화가치에 대한 시장 기대를 가늠할 국제적인 준거 기준으로 삼자’는 졸릭 총재의 주장에 대해 대다수 전문가들이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변형된 금본위제 도입 주장과 관련,전문가들은 미적지근한 소극적 반대에서부터 “금의 공급이 금본위제를 지탱할 만큼 충분치 않다”는 적극적 비판까지 ‘부정’ 일색의 반응을 보인 것이다.

프레드 버그스텐 미 피터슨경제연구소 소장은 “향후 인플레와 디플레를 가늠할 준거 기준으로 금을 활용하자는 주장은 지엽적인데다 상관 관계도 부족하다” 며 “시세 변동폭이 매우 큰 금을 준거 기준으로 쓴다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금 가격이 최근 10년 새 7배나 오른 점을 감안할 때 적절치 않은 주장이라는 설명이다.

에드윈 트루먼 피터슨경제연구소 연구원도 “졸릭 총재는 예외적으로 글로벌 금 공급이 원활했던 1980∼1992년의 과거를 여전히 살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고 비꼬았다.

장 클로드 트리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도 “내 기억에 금본위제가 논의된 것은 1980년대 짐 베이커 미 국무장관 시절이 거의 마지막”이라며 “금본위제 논의는 옛날 얘기로 오늘날 금융인들은 금본위제에 대해 논의하지 않는다”고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

에델 툴리 UBS애널리스트는 “19세기적 금본위제 논의가 재연됐다”며 “하지만 오늘날 금 공급은 기본적인 수요를 충족하는 데도 크게 부족한 수준인 만큼 금본위제 복귀는 불가능하다”고 비판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