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원경찰법을 개정한 게 피부에 와닿지도 않는데 매일 청목회(전국청원경찰친목협의회) 사태로 시끄러워 당황스럽네요. "

모 공공기관에서 10년째 청원경찰을 하는 A씨(36)는 8일 기자와 만나 이같이 말했다. 그는 "정년까지 (경찰의 최하위 직급인) 순경 수준 봉급이던 것이 바뀌었다는데 그래 봐야 경장 수준 봉급을 받으려면 4년가량 더 기다려야 한다"며 "연봉이 3000만원대 중반도 안 돼 네 살,여섯 살 난 아이 둘을 키우느라 빠듯하다"고 털어놨다. 지난 2월 개정된 청원경찰법에 따르면 재직기간 15년 미만은 순경의 보수를 감안해 월급(1호봉 89만5200원)이 정해지고 15년 이상 30년 미만은 경장,30년 이상은 경사의 보수를 감안토록 돼 있다. A씨는 "아는 청원경찰 가운데는 돈을 더 벌기 위해 대리운전이나 피자 배달 등을 뛰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청원경찰 임용은 10~30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사실상 공무원 대우를 받으면서 정년 60세(법 개정 전 59세)를 보장받고 노동의 강도도 약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어서다.

청원경찰의 입지는 줄어드는 추세다. 은행,관공서 등에서 경비 절감을 이유로 청원경찰 대신 용역회사에서 경비원을 공급받고 있기 때문이다. 은행 등에서 노동 유연성을 높일 수 있고 임금도 청원경찰에 비해 더 저렴하다.

1962년 도입된 청원경찰은 현재 1만여명이 있다. 이들은 임용 전 경찰교육기관에서 총기 조작,사격,호신술 등을 2주간 76시간 교육받지만 경비원은 경비업법에 따라 경비협회 등에서 4일간 28시간만 교육받으면 된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