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토류 수출 중단으로 일본을 굴복시키는 등 자원 무기화를 주도하고 있는 중국이 약 300억위안(약 5조1000억원)을 투입,중국 전역의 광물자원 탐사에 본격 나선다. 구리 등 일부 광물의 해외 의존도가 높아 '희토류 수출 중단'과 같은 상황을 역으로 맞을 수 있다는 우려를 해소하면서 희토류와 같은 전략자원의 개발과 비축을 늘리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8일 왕민 국토자원부 차관의 말을 인용,21개 성을 대상으로 자원 탐사가 이뤄질 것이라고 보도했다. 총 투입자금은 300억위안이며 위성을 통한 지질 조사 등 모든 가능한 수단을 총동원할 예정이다.

중국은 1998년 이후 900곳의 광물광산을 개발했으며 지역별로는 랴오닝 허베이 허난 산둥 산시 순으로 광물자원을 탐사해왔다. 이번엔 개발이 덜 된 신장(新疆)위구르자치구,시짱(西藏)자치구,윈난(雲南)성 등이 주요 탐사지역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최근 신장,네이멍구자치구,칭하이성 등에서 대규모 가스전이 발견되고 있으나 광물자원 개발은 본격화되지 않았다고 지적하고 이번에 처음으로 체계적인 광물자원 탐사가 전국적으로 실시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중국 정부는 특히 철광석이나 석탄은 물론 희토류를 비롯한 희귀자원 탐사에 역점을 둘 것으로 알려졌다.

왕 차관은 구리는 해외 의존도를 75% 이하로 줄이고 철광석은 50% 밑으로 떨어뜨리는 등 외국에서 수입하는 광물을 중국 내 생산으로 대체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정부가 서둘러 광물자원 탐사를 실시하는 것은 중국의 '대일 희토류 수출 중단 선언' 이후 각국이 자원 비축에 본격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베이징의 한 전문가는 "자원이 총이나 칼보다 더 무섭게 사용될 수 있다는 게 입증됐다"며 "각국이 자원 비축에 힘을 쏟고 있어 자원 민족주의는 더 심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중국은 일본과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영유권을 놓고 갈등이 심해지자 최근 희토류의 대일 수출을 중단,일본으로부터 사실상 항복을 받아냈다.

신화통신은 이번 탐사에서 발견된 광물자원은 개발 단계부터 환경규제를 철저하게 적용해 광물 채취로 환경오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 한 전문가는 "난개발을 막기 위해 환경 기준을 대폭 강화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베이징=조주현 특파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