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가 고도제한 위반 논란에 휩싸여 1년 넘게 중단했던 포항 신제강공장 건설 공사를 이달 중 재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8월 국무총리실 산하 행정협의조정위원회의 의뢰를 받아 포항 신제강공장 고도제한 문제를 검토해온 한국항공운항학회는 5일 용역 결과 보고서를 위원회에 제출했다. 학회 측은 포항비행장의 기존 시설 보완과 안전장치 추가 투자 등을 통해 신제강공장의 고도제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의견을 보고서에 담은 것으로 전해졌다. 활주로 방향과 길이를 일부 변경하면 포항 신제강공장의 고도제한 관련 위법성을 원천적으로 해소할 수 있다는 게 학회 측 결론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 국토해양부 포항시 포스코 등은 이 같은 학회의 용역 결과를 수용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당초 기존 포항비행장을 다른 곳으로 이전해 문제를 해결하기로 했지만,국토부 포항시 등이 지역 여론 등을 이유로 반대하면서 8월 외부 기관에 용역을 주고 무조건 결과에 따르기로 합의했기 때문이다. 위원회 측은 용역 결과를 토대로 논의를 거쳐 오는 12일께 최종 권고안을 발표할 방침이다. 다만 일부 부처에서 지역 주민들의 민원을 의식해 결과에 이의를 제기하면 발표 일정이 다소 늦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포스코는 위원회의 공식 발표가 나오면 이를 즉각 수용하고 비행장 활주로 보완과 안전장치 건설 등에 필요한 비용 500억~600억원가량을 부담하기로 했다. 또 위원회의 공사 승인이 떨어지면 이달 안에 곧바로 포항 신제강공장 건설을 재개해 연내 완공하기로 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총 공사비 1조4000억원 중 1조3000억원을 집행해 이미 공사가 90% 이상 이뤄진 상태여서 공장 건설이 재개되면 한 달 안에 완공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포스코는 2008년 7월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포항제철소 신제강공장 건설에 들어갔다. 연간 180만t의 생산 능력을 보태 조강생산량을 확대하기 위한 투자였다. 그러나 착공 1년 만인 작년 6월 신제강공장의 높이가 문제가 됐다. 공장 높이가 85.8m에 달해 군사기지와 군사시설 보호법상 제한고도인 66.4m를 위반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이후 군 당국과 포스코는 이 문제를 두고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포스코는 신제강공장 준공이 완료되면 그동안 상 · 하 공정으로 연계돼 어쩔 수 없이 미뤄온 추가 증설 투자도 단행키로 했다. 내년 초부터 파이넥스 3호기와 4선재,스테인리스 공장 건설 등에 총 2조4000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