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주 펀드의 대명사인 삼성그룹주펀드가 주춤하는 사이 현대차그룹 SK그룹 등 기타 그룹주들이 들썩이고 있다. 정보기술(IT)업종 대표주인 삼성전자는 75만~80만원 사이에서 석달째 횡보하고 있는 데 반해 현대차와 기아차는 사상 최고가 질주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SK와 SK에너지 등 SK그룹주들도 연중 최고가를 경신하며 상승세를 타고 있다.

전문가들은 현대차그룹주펀드의 수익률이 적어도 내년 상반기까지는 호조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그룹주펀드는 특정 업종 비중이 높은 섹터(업종)펀드 성격을 지녀 분산 투자 차원에서 접근할 것을 주문했다.


◆현대차ETF는 연초 이후 60%대 '대박'

7일 펀드평가업체인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그룹주펀드는 최근 3개월 2.92%,연초 이후 15.14%의 수익률(4일 기준)을 올렸다. 연초 이후 수익률은 국내 주식형펀드 평균(13.68%)과는 비슷하지만 3개월 수익률(7.38%)은 많이 처진다.

이에 반해 기타 그룹주펀드는 눈부신 성과를 내고 있다. 최근 3개월 평균 수익률이 8.35%에 달하며 연초 이후도 15.14%에 이른다. 현대차그룹주ETF(상장지수펀드)인 '대신자이언트현대차그룹ETF'는 3개월 25.23%,연초 이후 64.83%라는 '대박'을 터뜨렸다. 현대차그룹주의 고공행진 덕이다. 이 ETF는 현대모비스를 전체 자산의 26.01%를 편입하고 있으며 현대차(24.47%) 기아차(23.60%) 등에 많이 투자했다. 이들 세 종목이 전체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셈이다. 현대자산운용의 '현대그룹플러스1A'도 3개월 18.80%, 연초 이후 40.74% 수익을 냈다.

SK그룹주와 녹색 관련주에 집중 투자하는 'NH-CA SK그룹녹색에너지A'는 연초 이후 28.41%,'신한BNPP3대그룹주플러스1A1' '한국투자현대차그룹리딩플러스' 'K스타 5대그룹주' 등도 20%를 웃도는 수익을 거뒀다.


◆그룹주펀드 '몰빵' 투자는 피해야

현대 · 기아차 현대모비스 등 현대차그룹 3인방의 주가가 여전이 저평가된 상태여서 현대차그룹주펀드의 수익률 전망은 밝은 편이다. 최대식 하이투자증권 기업분석팀장은 "이들 3사의 올 예상실적 대비 주가수준을 보면 평균 20~30% 정도는 저평가된 상태"라며 "원 · 달러환율 하락에 대한 부담에도 불구하고 실적이 워낙 좋아 추가 상승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기타 그룹주펀드들의 수익률이 좋긴 하지만 지나치게 많은 자금을 투자하는 건 부담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삼성그룹주펀드는 IT뿐 아니라 조선 화학 생명 증권 등 업종이 비교적 다양하지만 나머지 그룹들은 특정 업종에 치중돼 있기 때문이다.

배성진 현대증권 연구위원은 "현대차그룹ETF는 자동차 비중이 절대적이고 현대제철현대하이스코 BNG스틸 등 철강주와 HMC투자증권이 일부 편입돼 있긴 하지만 비중이 15% 안팎에 불과하다"며 "자동차 업황이 꺾일 경우 위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배 연구위원은 "기타 그룹주펀드는 일반 성장형펀드를 보완해 분산 투자하는 차원에서 가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