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 벽시계가 오메가네."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1층 정문이나 후문으로 출입하는 쇼핑객들의 얘기다. 출구 유리문 왼쪽 상단에 금색으로 유명한 오메가 손목시계를 확대한 모양의 벽시계(사진)가 걸려 있어서다. 이 제품은 고급 시계 브랜드 오메가의 스위스 본사에서 특별 제작해 기증했다. 이 브랜드는 판매용 벽시계를 만들지 않는다. 오메가 매장에 가도 벽시계는 찾아볼 수 없다.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보기 드문 오메가 벽시계가 무역센터점에 걸린 것은 이 점포의 명품시계 담당인 이규한 과장의 아이디어에서 비롯됐다.

국내에 명품시계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고급 시계 브랜드 매장을 잇따라 유치하고 '럭셔리 시계 페어' 행사도 정기적으로 진행해온 이 과장은 올 초 "고객 편의용 벽시계도 명품으로 바꾸면 좋겠다"는 의견을 냈다. 쇼핑객들에게 '명품 시계 메카'라는 이미지를 심어주고 점포의 품격도 높일 수 있을 것이란 이유에서다.

하지만 명품 브랜드들이 벽시계를 만들지 않기 때문에 포기하려던 순간 오메가로부터 긍정적인 답변이 왔다. 스위스 바젤 시계박람회 등의 전시 부스에 홍보용으로 사용하는 대형 시계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오메가는 백화점 이용객들에게 브랜드를 지속적으로 노출시킬 수 있는 기회라는 점에서 '100% 스위스 메이드' 벽시계 2개를 만들어 지난 9월 초 보내왔다. 이 과장은 "고객들로부터 인테리어용으로 살 수 있느냐는 문의가 자주 온다"고 말했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