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일즈맨 출신 오하이오 11選 의원…권력서열 3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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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화 존 베이너 의원 하원의장에
미국 벽촌의 변변치 않은 집안 출신이 미국의 권력서열 3위인 연방 하원 의장 자리에 오른다. 미 중간선거에서 11선에 성공한 존 베이너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60 · 사진)가 주인공이다. 미국 하원 의장은 의원 투표로 뽑기 때문에 다수당 대표가 선출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베이너는 오하이오주 남쪽 레딩이라는 작은 마을에서 12남매 가운데 둘째로 태어났다. 워싱턴 정치무대에 널린 아이비리그 명문대학도,변호사 출신도 아니다. 그는 일과 후 집에 돌아가는 게 마치 고아원에 들어가는 것과 같았다고 술회하는 인물이다.
그의 아버지는 삼촌과 동네의 조그만 술집을 운영하면서 나온 수입 가운데 절반을 쪼개 12자녀를 키웠다. 베이너는 "어릴 적 아무것도 가진 게 없었다"며 "무에서 유를 만들어내려 무진 노력했다"고 말했다.
신시내티의 세이비어대를 나온 그는 조그만 플라스틱제품 판매회사인 뉴사이트세일즈에서 판매사원으로 출발해 사장 자리에까지 올랐다. 회사의 소유주는 사망하면서 회사의 소유권과 자신의 골프클럽까지 베이너에게 물려줬다.
베이너는 1985년 오하이오주 하원의원을 시작으로 정계에 진출했으며 1990년 연방 하원의원에 당선됐다. 민주당 성향이었으나 쥐꼬리만 한 급료에서 세금이 뭉텅 빠져나가는 것을 참지 못해 공화당으로 돌아섰다. 그는 하원에 입성한 직후 초선 의원 6명과 함께 하원 의사당 내 우체국과 은행의 비리를 파헤친 '갱 오브 세븐(Gang of Seven)'으로 불리면서 명성을 얻었다. 기업을 경영한 경력 때문에 친기업적인 성향이 강하다. 2008년 10월 금융위기 수습을 위해 입안된 행정부의 부실자산구제계획(TARP)에 찬성표를 던졌고,의료보험 개혁법에는 끝까지 반대했다.
그는 지난 선거전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중간평가하자며 행정부의 과도한 재정지출과 실업 사태,효과 없는 경기부양책을 부각시켰다. 티모시 가이트너 재무장관을 비롯한 오바마 경제팀의 핵심 멤버들을 경질하라고 요구했다. 의료보험 개혁법과 금융감독 개혁법을 수정하거나 폐기하겠다는 선거공약도 내세웠다.
오바마 대통령은 베이너 바람을 잠재우기 위해 그의 지역구인 오하이오를 수차례나 찾아 민주당 후보 지원유세를 펼쳤다. 결국 오바마 대통령은 개표 결과가 나오자 그에게 전화를 걸어 국정운영의 파트너로 서로 협력하자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백악관 관계자가 전했다.
베이너는 공화당의 하원 다수당 탈환이 확정되자 온갖 역경을 견뎌냈던 인생역정이 생각난 듯 2분여 동안 말을 잇지 못하고 울먹였다. 그는 미국 선출직 가운데 대통령과 부통령에 이어 서열 3위에 해당하는 연방 하원 의장 자리에 사실상 내정됐다.
2006년부터 4년간 첫 여성 하원 의장 직을 맡은 민주당의 낸시 펠로시는 내년 초 베이너에게 의사봉을 넘겨줘야 한다. 명품 의상에 얼굴 잔주름을 없애는 보톡스 시술로 잘 알려진 캘리포니아주 부유층의 상징 펠로시에서 근로자 계층의 표본 베이너로 의회 권력이 넘어간다.
워싱턴=김홍열 특파원 comeon@hankyung.com
베이너는 오하이오주 남쪽 레딩이라는 작은 마을에서 12남매 가운데 둘째로 태어났다. 워싱턴 정치무대에 널린 아이비리그 명문대학도,변호사 출신도 아니다. 그는 일과 후 집에 돌아가는 게 마치 고아원에 들어가는 것과 같았다고 술회하는 인물이다.
그의 아버지는 삼촌과 동네의 조그만 술집을 운영하면서 나온 수입 가운데 절반을 쪼개 12자녀를 키웠다. 베이너는 "어릴 적 아무것도 가진 게 없었다"며 "무에서 유를 만들어내려 무진 노력했다"고 말했다.
신시내티의 세이비어대를 나온 그는 조그만 플라스틱제품 판매회사인 뉴사이트세일즈에서 판매사원으로 출발해 사장 자리에까지 올랐다. 회사의 소유주는 사망하면서 회사의 소유권과 자신의 골프클럽까지 베이너에게 물려줬다.
베이너는 1985년 오하이오주 하원의원을 시작으로 정계에 진출했으며 1990년 연방 하원의원에 당선됐다. 민주당 성향이었으나 쥐꼬리만 한 급료에서 세금이 뭉텅 빠져나가는 것을 참지 못해 공화당으로 돌아섰다. 그는 하원에 입성한 직후 초선 의원 6명과 함께 하원 의사당 내 우체국과 은행의 비리를 파헤친 '갱 오브 세븐(Gang of Seven)'으로 불리면서 명성을 얻었다. 기업을 경영한 경력 때문에 친기업적인 성향이 강하다. 2008년 10월 금융위기 수습을 위해 입안된 행정부의 부실자산구제계획(TARP)에 찬성표를 던졌고,의료보험 개혁법에는 끝까지 반대했다.
그는 지난 선거전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중간평가하자며 행정부의 과도한 재정지출과 실업 사태,효과 없는 경기부양책을 부각시켰다. 티모시 가이트너 재무장관을 비롯한 오바마 경제팀의 핵심 멤버들을 경질하라고 요구했다. 의료보험 개혁법과 금융감독 개혁법을 수정하거나 폐기하겠다는 선거공약도 내세웠다.
오바마 대통령은 베이너 바람을 잠재우기 위해 그의 지역구인 오하이오를 수차례나 찾아 민주당 후보 지원유세를 펼쳤다. 결국 오바마 대통령은 개표 결과가 나오자 그에게 전화를 걸어 국정운영의 파트너로 서로 협력하자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백악관 관계자가 전했다.
베이너는 공화당의 하원 다수당 탈환이 확정되자 온갖 역경을 견뎌냈던 인생역정이 생각난 듯 2분여 동안 말을 잇지 못하고 울먹였다. 그는 미국 선출직 가운데 대통령과 부통령에 이어 서열 3위에 해당하는 연방 하원 의장 자리에 사실상 내정됐다.
2006년부터 4년간 첫 여성 하원 의장 직을 맡은 민주당의 낸시 펠로시는 내년 초 베이너에게 의사봉을 넘겨줘야 한다. 명품 의상에 얼굴 잔주름을 없애는 보톡스 시술로 잘 알려진 캘리포니아주 부유층의 상징 펠로시에서 근로자 계층의 표본 베이너로 의회 권력이 넘어간다.
워싱턴=김홍열 특파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