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자리가 잦아지는 연말이 다가오고 있지만 주류주들의 주가는 저가 수준을 면치 못하고 있다.

주류 시장의 성장이 정체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실적 모멘텀(상승동력)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 우세하다. 전문가들은 다만 진로에 대해서는 가격인상, 중국 시장 진출 등으로 내년 실적 모멘텀을 기대해 볼 만하다고 전했다.

국순당은 1일 기대에 못 미치는 올 3분기 실적에 5.13% 급락한 1만2950원에 장을 마감했다. 지난 9월14일에 기록한 52주 최고가 대비로는 한달 반만에 33% 이상 주가가 빠진 것이다.

이날 진로도 0.79%, 하이트맥주도 0.40% 약세를 나타냈다.

김윤오 신영증권 연구원은 "국순당의 올 3분기 매출액이 전분기 대비 7.5% 늘어난 반면 영업이익은 56.0% 대폭 줄었다"며 "이는 막걸리 시장점유율 1위 업체인 서울탁주와의 경쟁 심화로 판촉활동비용이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시장 성장기에는 막걸리 시장에 새로 진입한 국순당이 판매를 늘릴 여력이 있었으나 정체기에 돌입한 이상, 1위 업체와의 경쟁을 피할 수 없기 때문에 당분간 뚜렷한 실적 개선세를 기대하긴 어려울 것이라는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소주와 맥주 시장 역시 인구감소, 고령화 등으로 주류업 자체의 성장성이 크지 않아 시장 확대에 따른 실적 개선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전했다.

다만 진로에 대해서는 내년부터 실적을 기대해도 좋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조기영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내년부터 하이트맥주와 진로의 합병에 따른 공정거래위원회의 규제가 풀린다"며 "이르면 연말에 중국 진출 계획도 발표될 예정이라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005년 하이트맥주와 진로의 합병 당시 독과점 가능성을 막기 위해 물가 상승폭을 초과하는 가격인상 제한, 하이트맥주와 진로의 영업 분리 등 총 5개의 한시적 규제안을 마련했다. 이 규제가 내년부터 풀리는 것이다.

그는 또 "중국에는 중·저도주 제품이 많지 않은데 소득수준이 높아질 수록 저도주를 찾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진로의 중국 시장 진출이 기대된다"고 전했다.

조 연구원은 "3분기까지는 지난해 높은 기저효과로 실적이 부진하겠지만 진로 주가는 이미 조정을 받은 상태"라며 "실적이 좋아지면서 올해를 바닥으로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한경닷컴 정인지 기자 inj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