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젠테이션은 자신감만 갖고 되는 게 아닙니다. 화면 색깔과 글자체 하나,발표자의 위치 및 자세까지 철저히 계산해 준비하면 보다 완벽한 프리젠테이션을 할 수 있죠."

한국경제신문과 화학기업 랑세스(LANXESS) 코리아가 2일 한국경제신문 다산홀에서 개최한 '제1회 랑세스-한경 프리젠테이션 챌린지'에서 대상을 차지한 영남대 언론정보학과 4학년 김원진씨(26 · 사진)는 이날 '프리젠테이션의 달인'으로 뽑힌 비결에 대해 "참신한 발표 주제는 물론 발표자의 자세와 발표 화면까지 3박자를 고루 갖춰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글로벌 인재 양성을 위한 의사표현 능력 함양 등을 목적으로 개최된 이번 대회는 전국 대학생을 대상으로 지난 9월 예선을 거쳐 선발된 9개팀이 이날 본선에서 실력을 겨뤘다. 이날 참가자들의 발표는 모두 영어로 진행됐다.

김씨의 발표 주제는 '국제적 정보격차를 해결하기 위한 새로운 기부방법'.김씨는 먼저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간 인터넷 접근성 차이 등을 구체적 수치로 제시해 정보의 불평등 현황을 보여줬다. 김씨는 국가 간 정보 불평등 해소 방안과 관련,'기부광고(Adonation)'를 제안했다. 'Adonation'은 광고(advertisement)와 기부(donation)의 합성어.그는 "특정 인터넷 웹페이지에 광고 툴바를 만들고 인터넷 사용자가 그 광고를 클릭한 만큼 해당 광고주가 개도국에 인터넷 인프라 구축 비용을 기부하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김씨가 준비한 프리젠테이션 화면은 다른 팀들보다 가독성이 뛰어났다고 심사위원들은 입을 모았다. 이와 관련,김씨는 프리젠테이션 화면 구성에 대해 "장황한 글로 채우기보다는 한번에 의미를 전달할 수 있는 압축적인 '아이콘'을 사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며 "화면 색깔의 경우 '보색효과'를 사용해 눈에 잘 띄게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김씨는 프리젠테이션시 발표자의 위치 및 자세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그는 "발표 도중 다른 주제로 전환할 때 가만히 서 있기보다는 무대를 이동하면서 청중의 주의를 환기하는 게 필요하다"며 "가벼운 손동작 외 불필요한 행동은 삼가고 그래프나 도표가 나올 경우 최대한 화면에 가까이 붙어서 발표하며 평가자와의 '눈 맞춤'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씨는 처음부터 프리젠테이션을 잘한 것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올해 초만 해도 사람들 앞에서 말을 한다는 게 너무 어려웠다"며 "이런 약점을 극복하려고 일부러 많은 사람들이 있는 곳에서 '말하기 연습'을 해왔다"고 말했다. 김씨는 "특히 이번 대회를 앞두고 두 달여 전부터 발표 내용의 처음부터 끝까지를 50번 가까이 연습했다"며 "덕분에 A4 10여장에 달하는 발표문을 완전히 외워버렸다"고 덧붙였다.

심사위원장을 맡은 피터 바인마르 랑세스 한국 · 일본 총괄대표는 "수준 높은 프리젠테이션에 놀랐다"며 "다소 복잡한 주제를 쉽고 흥미롭게 설명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내년 대회는 일본 대학생들도 함께 참여하는 국제적인 행사로 키울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