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20개국(G20) 서울 정상회의를 계기로 금융투자업과 은행업의 경계를 설정하고, 업계에 따라 차별화된 규제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일 금융투자협회가 주관하고 이사철 한나라당 의원이 주최한 'G20 정상회의 성공적 개최를 위한 정책토론회'에서 이 같은 필요성이 제시됐다.

진동수 금융위원회 위원장은 토론회 축사를 통해 "G20 서울 정상회의는 글로벌 금융의 새로운 패러다임이 형성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진 위원장은 "금융위기의 충격으로 선진국 금융시장의 체력이 약화된 상황에서 이런 새로운 패러다임은 한국과 같은 신흥국 금융시장에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토론회를 주관한 금융투자협회의 황건호 회장은 "한국은 다른 G20 국가들과는 금융환경이나 역사가 다르다"며 "금융투자업의 자본시장의 경우 규제에 있어 특수성을 반영한 '규제의 특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황 회장은 "금융업권 간 겸엽을 무한정 확대해 현재의 파이를 갖고 경쟁하기보다는 겸엽의 한계를 분명히 인식해 각 금융업권별로 서로 긴밀하게 공조하고, 새로운 수익원 발굴, 해외 진출 등을 토해 한국 금융산업의 전체 파이를 키워가는 전략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정책토론회에는 2개 금융지주 회장과 5개 시중은행장, 16개 금융투자회사 대표, 7개 금융협회 및 유관기관장이 참석해 금융업계의 큰 관심을 나타냈다.

토론회에서는 김태준 금융연구원장, 김형태 자본시장연구원장, 김화진 서울대 법과대학 교수가 주제 발표자로 나섰다.

김태준 금융연구원장은 "우리나라 금융부분의 글로벌화, 인적자원의 대외경쟁력, 고령화 관련 금융기반, 위험자본의 육성 등을 보완·개선할 수 있도록 금융개혁을 지속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금융시장 전반에 걸친 획일적인 규제보다는 부문별 인센티브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창의적인 금융시장으로 도약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형태 자본시장연구원장은 "금융투자업과 은행업의 차이를 고려해 규제 패러다임의 차별화된 설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에서 은행이 투자은행(IB) 등 리스크 업무를 하는 것을 규제하고 업무를 분리하기 위해 볼커룰(Vlocker Rule) 등의 규제를 내세우고 있다"며 "한국 역시 은행의 자본시장 관련 업무에 대한 요구가 강화될 것을 대비해 금융그룹 내 은행과 투자회사 간 역할분담을 선제적으로 명확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급속히 성장하는 중국 자본시장에 철저히 대비하고 이를 적극 활용할 수 있는 금융정책적 지원과 전략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세 번째로 주제발표에 나선 김화진 교수는 "미국의 경우 금융위기의 한 원인으로 지적하고 있는 상업은행의 투기적 거래를 방지하기 위해 투자은행과 상업은행의 재분리론이 대두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상업은행과 투자은행의 고유업무간 경계를 잘 설정하고 그 부분에서 사내겸업을 엄격히 제한함으로써 리스크를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경닷컴 김다운 기자 kd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