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SK텔레콤과 함께 새로 시작할 폐자전거 재활용 사업을 구상하느라 여념이 없습니다. 주민 입장에 서면 사각지대에 있는 일자리가 눈에 들어오죠."

행정안전부가 29일 서울 등촌동 SBS 공개홀에서 개최한 '제14회 민원봉사대상' 시상식에서 대상을 받은 정기룡씨(48 · 대전시 복지정책과 주무관 · 사진)는 이같이 말했다. 그는 주위에서 CEO 공무원으로 통한다. 지금까지 해온 일이 단순한 주민 봉사행정이라기보다 소외계층의 일자리 창출을 위한 것이기 때문이다.

그가 제안해 사업화한 것만 3~4개에 이른다. 지난해 대전시 아이디어 공모를 통해 채택된 세탁공장 '무지개 클린사업단'에는 23명이 일하고 있다. 모두 장애인이거나 노숙인 출신이다. 대전지역의 기업체 유니폼이나 호텔,찜질방 등의 빨랫감을 수거해 세탁을 대행해주는 사업이다. 아직 한 달 매출이 2000여만원에 불과하지만 취약계층 직원들에게 85만원씩 월급을 주고 있다.

그의 주도로 시에서 2007년 설립한 '드림사업단 야베스공동체'는 직원 60명에게 120만원씩 월급을 줄 정도로 커졌다. 관공서 등에서 버려지는 화분을 수거해 재생 판매한다. 이곳 역시 과거 노숙인이거나 쪽방 생활을 하던 사람들이 근무한다.

그의 일자리 창출사업 취지에 공감,도로공사는 무상으로 터를 내주고 LH(당시 주택공사)는 비닐하우스를,한전에서는 전기시설을 설치해줬다. 연 매출이 10억원대에 이르는 야베스공동체는 현재 사회적 기업으로 고용노동부에 등록돼 있다.

1990년 공무원 생활을 시작한 그는 복지 분야 근무를 자원했다. 그에게 지역주민의 기술을 활용한 봉사활동이란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그는 곧바로 의사 약사 이 · 미용사 등 상가주민을 중심으로 '돌다리사랑방'을 결성했다. 이것이 지금 대전시 전역에서 운영되는 봉사단체인 '복지 만두레'의 모태가 됐다.

"아파트단지마다 버려지는 자전거가 흉물로 쌓인 채 늘어가고 있습니다. 이를 활용해 새 사업을 준비 중인데 기대가 큽니다. "

홍성호 기자 hymt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