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수출 억제로 일본에서 희토류 가격이 1년 새 4~6배 폭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희토류는 친환경자동차나 에너지 절약형 가전제품 등 첨단제품에 필수불가결한 재료여서 일본의 자동차와 전자제품 회사들에 초비상이 걸린 상태다.

희토류의 일종으로 하이브리드카 모터 등의 자석에 사용되는 네오듐은 일본 수입업체가 수입하는 가격이 ㎏당 80~90달러로 1개월 전에 비해 13%,1년 전에 비해선 4배로 뛰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28일 보도했다.

액정표시장치(LCD) 패널의 연마재나 배기가스 정화용 촉매에 사용되는 세륨은 ㎏당 55달러 안팎으로,작년 같은 달 대비 6배로 폭등했다. 중국이 지난 7월 올해 희토류 수출량을 작년 대비 40% 삭감하겠다고 발표한 이후 가격 급등세가 지속되고 있다. 자석의 내열성을 높여주는 디스프로슘의 거래는 최근 거의 중단된 상태다. 호가가 높아 거래가 성립되지 않기 때문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중국 세관이 일본으로 수출되는 희토류 전량을 검사하고 있다"며 "네오듐은 ㎏당 80달러 이상,세륨은 ㎏당 45달러 이상으로 가격을 기재하지 않을 경우 통관이 거부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은 내년에도 희토류 수출량을 올해에 비해 30% 삭감할 예정이다. 하지만 일본 업계는 생산 비용에서 희토류가 차지하는 비중이 낮기 때문에 제품 가격을 인상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니혼게이자이는 분석했다.

한편 일본의 마에하라 세이지 외상과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은 이날 호놀룰루에서 회담을 갖고 희토류 공급원을 다변화해야 한다는 데 견해를 같이했다고 교도통신이 보도했다. 마에하라 외상은 "일본과 미국이 긴밀히 공조해서 다각적인 자원외교를 벌여야 하며 중국에 과도한 의존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마에하라 외상은 29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리는 아세안+3(한 · 중 · 일) 정상회의에도 참석해 양제츠 중국 외교부장에게 희토류 금수 조치에 대해 문제를 제기할 예정이다.

도쿄=차병석 특파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