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하네다공항과 중국의 훙차오공항.두 공항의 공통점은 국내선 공항에서 변신한 국내 및 근거리 국제공항이라는 것.공항 역할상 김포공항과 비슷했다. 요즘 김포공항이 하네다공항과 훙차오공항에 '길'을 묻고 있다. 두 외국 공항이 국내선의 한계에서 벗어나 제2의 도약기를 맞고 있기 때문이다.

◆도심 공항이 경쟁력

국내선 중심인 하네다공항은 지난 21일 기존 여객터미널과 별도로 새로운 국제선 여객터미널과 신청사를 완공해 재개장했다. 새롭게 만든 제4활주로와 함께 근거리 국제공항으로 완전 탈바꿈했다. 국제선 여객터미널은 지상 5층,연면적 15만4000㎡에 고정탑승교가 10개나 있으며 연간 700만명의 승객과 2300대 주차 수요를 충족할 수 있다.

재개장 이후 하네다공항의 국내외선 연간 운항 횟수 능력은 새롭게 단장한 기존 터미널 능력과 합쳐 2013년엔 현재 30만회에서 44만회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확장 공사 덕분에 국내선은 약 5만회,국제선은 9만회(주 · 야간 운항)가 더 늘어난 셈이다. 여객도 현재 연간 6600만명에서 2012년에는 7080만명으로 예상하고 있다.

일본은 증설된 새 활주로와 수도 도쿄에 인접한 지리적 입지를 내세워 하네다공항을 동북아 및 동남아의 거점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하네다공항 관계자는 "하네다공항의 확충은 국제선 중심의 나리타공항 개항 이후 유지돼온 '국제선=나리타''국내선=하네다'라는 인식을 깨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엔 하네다공항 외에 중국 상하이 훙차오공항도 비슷한 길을 걷기 시작했다. 훙차오공항은 지난 3월 활주로 및 여객청사 신설을 완료,국제선 운항을 확대하고 있다. 훙차오공항 역시 하네다공항과 같은 전략을 쓰고 있는 셈이다. 도심이라는 지리적 장점을 극대화해 환승공항으로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김포공항 급해졌다.

주변국이 국내선 공항을 근거리 국제 및 국내 공항으로 바꿈에 따라 김포공항도 전략적 변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한국공항공사는 도심의 접근성을 앞세워 일본과 중국의 주요 도시를 연결하는 근거리 국제노선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김포공항은 현재 하네다,도쿄,오사카,나고야,상하이 노선과 연결돼 있지만 하네다공항과는 상대가 안된다.

김포공항의 연간 운항 횟수는 재개장한 하네다공항의 절반 수준인 22만여회이며 여객은 4분의 1 정도인 1600만여명(국내 · 국제선 포함)으로 적다. 김포공항은 국제공항을 포기한 이후 현 수준에 머물고 있다.

성시철 한국공항공사 사장은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인천공항의 허브기능을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김포공항을 근거리 도심국제공항으로 차별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2003년 개설한 김포~하네다 노선 탑승률이 90%를 넘어 증편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시장성은 충분하다는 설명이다. 오는 31일부터 김포~하네다 노선은 하루 왕복 16편에서 24편으로 늘어난다.

도쿄=김인완 기자 i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