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민주당 대표는 27일 한 · 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문제와 관련, "미국 측에서 쇠고기와 자동차 관련 재협상을 요구하는 상황에 대해 많은 국민이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며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손 대표는 이날 민주당 대표실을 방문한 캐슬린 스티븐스 주한 미 대사를 면담한 자리에서 "재협상이 한 · 미 간 균형을 깨는 관계로 발전한다면 한 · 미 FTA를 비롯해 양국의 통상관계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할지 모른다"며 이같이 말했다. 민주당 내에서 재협상 반대와 독소조항 제거를 위한 재협상 주장이 서로 충돌하고 있는 가운데 손 대표가 사실상 정세균 최고위원 등이 주장하는 재협상 반대 측에 선 것이다.

손 대표는 "한 · 미 간 경제적 이해관계,특히 통상관계는 상당히 민감한 문제여서 경우에 따라 사회 · 정치적 문제로까지 발전되며 몇 년 전에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반대하는 촛불시위도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런 가운데서도 우리는 굳건한 한 · 미동맹을 유지하고 양국 간 국민적 신뢰를 확장시켜야 한다. 국제적 상황 변화에 맞게 과거 일방적인 의존관계였던 한 · 미 간 외교관계가 균형 있는 발전을 이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스티븐스 대사는 "만약 우리가 FTA를 비준하면 이 지역 내에서도 현대적이고 건전한 두 나라 간 교역관계를 잘 보여주는 하나의 모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