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가 목표가격을 올린 후 기관투자가들의 매도가 늘어 주가가 약세를 보이는 종목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증권사 리포트만 믿고 주식을 산 개인투자자들의 피해가 우려된다는 지적이다.

2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서 이달 들어 목표가 상향 직후 기관과 외국인이 순매도에 나서 주가가 오히려 떨어진 종목은 삼성카드 오리온 풍산 CJ CJ제일제당 등 5개 종목에 이른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5일 CJ제일제당의 실적이 개선되고 있다며 목표가를 27만원에서 32만원으로 19% 높였다. 이어 우리투자증권이 6일 비슷한 근거로 목표가를 30만원에서 32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하지만 보고서 발간 직전 1주일간 CJ제일제당을 246억원 순매수했던 기관은 6일부터 순매도로 돌변,27일까지 343억원 매도 우위를 기록했다.

목표가 상향에 따라 주가 상승을 기대한 개인은 5일부터 27일까지 597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CJ제일제당 주가는 5일 약 1% 상승해 24만9000원까지 올랐다 이후 기관의 매도 공세에 급락세로 반전,20일에는 22만1500원까지 떨어졌다.

오리온도 한화증권(1일) 하이투자증권(6일) SK증권(12일)이 연이어 목표가를 올렸지만 이달 들어 주가는 8.70%(3만6000원) 하락했다. 개인이 4~26일 144억원 순매수하는 동안 기관이 188억원 순매도한 탓이다.

외국인도 증권사의 목표가 상향을 매도 기회로 활용하고 있다. 하이투자 메리츠종금 유진투자 대신 등 4개 증권사는 이달 4일부터 22일까지 순차적으로 풍산의 목표가를 10~34% 올렸다. 구리가격 강세가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 것이란 분석에 개인은 4일부터 27일까지 148억원 순매수했지만 외국인은 190억원어치를 처분해 주가의 발목을 잡았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기관이 단기간에 물량을 털어내기 위해 투자의견이나 목표가 상향 조정을 악용하는 경우가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