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백화점이 인기 여성복 브랜드인 '나이스크랍'을 생산 · 판매하는 NCF를 인수한다. 롯데가 패션업체를 인수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국내 최대 유통그룹인 롯데가 패션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는 점에서 패션업계에 상당한 파장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은 최근 NCF 지분 70%가량을 인수하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NCF의 최대주주인 대현 측과 맺고,현장실사에 들어갔다. 롯데백화점은 이 회사 임직원들이 보유하고 있는 NCF의 나머지 지분 30%를 인수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롯데가 NCF 지분을 100% 확보할 경우 인수가격은 2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업계에서는 추산하고 있다.

롯데 관계자는 "별다른 문제가 없을 경우 이르면 11월 중 본계약을 체결할 수 있을 것"이라며 "디자인 및 제조능력까지 갖춘 패션업체를 손에 넣은 만큼 이제 패션사업을 본격화할 기반이 마련됐다"고 말했다.

롯데가 인수하는 NCF는 2003년 대현에서 분리된 패션 전문업체로,여성복 브랜드인 나이스크랍을 운영하고 있다. 대학생과 20대 직장인을 타깃으로 하는 나이스크랍은 롯데 현대 신세계 등 주요 백화점의 '여성 영 캐주얼' 부문에서 시스템 SJSJ 주크 보브 등과 함께 선두권을 형성하고 있는 브랜드다. 일본에서 태어난 브랜드지만,NCF가 순매출의 2.5%를 로열티로 지급하는 조건으로 국내 라이선스를 따내 직접 제조 · 판매하고 있다. 백화점 아울렛 등 전국 80여곳에 점포를 두고 있다. NCF는 나이스크랍 브랜드 하나만으로 지난해 431억원 매출에 31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롯데백화점은 NCF 인수를 계기로 패션사업을 본격적으로 전개해 나갈 계획이다. 우선 전국 29개 백화점 점포와 3개 아울렛 매장 중 현재 나이스크랍이 들어가지 않은 곳에 입점시킬 것으로 알려졌다. 또 NCF를 통해 고급 여성복,남성복,남녀 캐주얼 등 신규 브랜드를 론칭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이와 별도로 피혁 및 잡화 브랜드를 추가로 인수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패션사업의 성패를 가르는 요소중 하나가 '목 좋은 점포 확보'란 점에서 롯데는 엄청난 메리트를 안고 패션업에 뛰어드는 셈"이라고 말했다.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