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30]“지금은 미국이 재정 적자를 줄일 때가 아니다”

지난달까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경제자문위원장을 맡았던 크리스티나 로머 미 버클리대 교수는 24일 “폐렴에서 회복 중인 환자의 종양을 수술하려면 환자가 기력을 회복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로머 교수는 뉴욕타임스(NYT) 기고문을 통해 “미국 정치권과 경제학계,심지어 해외에서조차 미국의 막대한 재정 적자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며 “재정 적자를 줄이는 것은 당연한 과제이지만 지금은 그럴 시기가 아니다”고 강조했다.적자 감축보다 경기 회복에 초점을 맞춰야한다는 것이다.

그는 특히 “지금 서둘러 적자 감축에 나서면 경기침체에서 벗어나기 위해 온갖 심혈을 기울였던 지난 1937년 대공황 때와 비슷한 ‘더블딥(경기 회복 후 재 침체)’을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로머 교수는 그 근거로 인위적인 재정 적자 감축이 경제성장을 상당히 위축시킨다는 국제통화기금(IMF)의 세계경제 전망 연구 결과와 아일랜드,그리스,스페인 등 유럽국가들이 적자 감축 이후 실업률이 상승했다는 점 등을 들었다.

지금은 금리가 매우 낮은 수준에 도달해 있어 돈을 푸는 ‘양적완화’ 조치의 효과가 상당히 불투명한 상황인데다 통화신용 정책을 통해 적자 감축 조치의 충격을 완화하기도 어렵기 때문에 전통적인 통화 정책의 효과가 발휘될 수 있는 여건이 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고 그는 지적했다.이는 환자를 수술하기 전에 마취 전문의가 도착하기를 기다려야 하는 것과 같은 이치라는 것이 로머 교수의 설명이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