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암유고=병풍 한 좌(坐)를 새로 꾸민 기생 매선(梅仙)이 자기 집에 모인 사람들에게 "(이 병풍에) 수묵으로 매화를 그리고,그 붓으로 화제(畵題)를 지어,쓴 것이 제 마음에 꼭 든다면 시침(侍寢)을 들겠다"고 했다.

그러자 표암 강세황이 여덟 폭을 그린 뒤 한신을 병선(兵仙)에,이태백을 시선(詩仙)에 비유한 뒤 "지금 강굉지는 매화를 잘 그리기에 매선이라 일컫구나"라고 했다. 매선이 감탄을 금치 못한 것은 물론이다.

이처럼 18세기 조선에서 시(詩) · 서(書) · 화(畵) 삼절(三絶)로 손꼽혔던 표암의 문집 6권을 한글로 처음 완역한 책이다. (강세황 지음,김종진 외 옮김,지식산업사,3만8000원)



◇M&A와 기업구조조정 전략="기업 인수 · 합병(M&A)은 시간을 사는 전략"이라고 이 책의 저자는 말한다. 기업이 새로운 업종이나 사업에 진출할 때 내적 성장 노선을 택해 회사나 공장을 신설할 경우 다른 기업을 M&A하는 외적 성장보다 긴 시간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한국중공업(현 두산중공업)과 대우종합기계(현 두산인프라코어)를 인수해 퀀텀점프를 기록한 두산그룹이나 16억5000만달러를 들여 유튜브를 인수한 구글의 사례가 이를 말해준다. M&A와 기업구조조정 시장의 현황,실전전략 등을 두루 짚었다. (제해진 지음,씨앤톡,3만5000원)





◇탁신-아시아에서의 정치 비즈니스=2001년 탁신 총리가 집권한 후 태국에선 세 번의 총선거가 치러졌고,쿠데타가 있었으며,새 헌법이 제정됐다. 탁신의 포퓰리즘과 기득권 세력에 대한 도전,선거 압승으로 나라는 양분됐다.

탁신은 부패한 정치인인가,구시대 엘리트들의 박해를 받는 민중의 영웅인가. 저자들은 탁신의 가족사와 거대한 부를 축적한 과정,개혁가와 포퓰리스트로의 변신 등을 꼼꼼히 추적하며 그가 국가와 비즈니스를 혼동하는 잘못을 저질렀다고 비판한다. (파숙 퐁파이칫 외 지음,정호재 옮김,동아시아,524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