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스미스 호주 ANZ은행 최고경영자(CEO)는 "외환은행은 우량한 은행"이라며 "외환은행 대주주인 론스타와 인수가격 협상이 곧 마무리될 것으로 희망한다"고 24일 말했다.

스미스 CEO는 이날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한국 · 호주 경제인 대화'에 참석해 기자들과 만나 "곧 (외환은행)실사를 마치고 결과물을 내놓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ANZ은행은 호주 4위 은행으로 올해 초부터 외환은행 인수를 추진해왔다. ANZ은행은 실사를 마무리한 뒤 이달 중순까지 인수 여부를 최종 결정할 예정이었으나 양측이 제시한 가격 차이가 커 어려움을 겪어왔다. 스미스 CEO는 희망 인수가격을 묻는 질문에 "실사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말해줄 수 없다"고 말을 아꼈다.

금융계에 따르면 론스타는 약 4조원대에 외환은행 지분 51.02%를 매각하기를 희망하는 반면 ANZ은행 측은 3조원대를 인수가격으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이번 주 열리는 ANZ은행 정기 이사회에서 외환은행 인수 안건이 다뤄질지 여부는 아직 미지수"라며 "외환은행 인수 안건이 다뤄지면 결론을 언론에 알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에서 외환은행 관계자를 만날 계획은 없다"고 밝혀 당분간 실사작업 마무리에만 주력할 방침임을 시사했다.

이날 열린 한국 · 호주 경제인 대화는 기획재정부와 호주 재무부가 내년 양국 수교 50주년을 앞두고 개최한 행사로,한국 측에서는 윤증현 재정부 장관과 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민유성 산은금융그룹 회장,이종휘 우리은행장,황건호 금융투자협회장,정준양 포스코 회장,이희범 STX에너지 · 중공업 회장 등이 참석했다.

호주에서는 웨인 스완 재무부 장관과 스미스 CEO,랄프 노리스 호주영연방은행 CEO 등이 나왔다.

양국 경제인들은 호주 액화천연가스(LNG) 개발사업 등에 한국기업들의 투자를 적극 유도하기로 이날 합의했다. 또 스마트그리드(지능형 전력망)와 탄소포집저장기술(CSS)분야에서의 상호 협력과 공동 프로젝트 발굴을 통해 녹색경제로의 이행에 선도적인 역할을 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금융분야에서는 △프로젝트파이낸싱(PF)분야 협력 △금융회사의 상호 진출 지원 △합작 자산운용사 설립 △11월 한국 · 호주 금융투자포럼 출범 △주요 20개국(G20) 관련 '국제금융 규제' 공조 △아시아 역내에서 자유롭게 펀드를 판매할 수 있는 '아시아 지역 펀드 패스포트' 시스템 도입 등에 대해 합의했다.

윤 장관은 오찬사에서 "호주와의 자유무역협정(FTA)이 좋은 결실을 맺길 바란다"며 "양국 기업 간 활발한 협력으로 고용 없는 성장 문제를 해소하자"고 제안했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