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삼각형의 세 모서리에 개미 세 마리가 있다. 개미는 저마다 다른 모서리를 향해 동일한 속도로 일직선으로 이동한다. 이 때 어디로 갈지 알 수는 없지만 도중에 방향을 바꿀 수는 없다. 개미들이 충돌하지 않을 확률은 몇 %인가?

(해답)개미 세 마리가 충돌하지 않으려면 모두 동일한 방향으로 이동해야 한다. 따라서 그 확률은 두 번째 개미와 세 번째 개미가 첫 번째 개미와 같은 방향으로 이동하는 확률이다. (2분의 1)×(2분의 1)=(4분의 1),즉 25%이다.

그런데 이런 문제풀이가 회사 생활에 과연 필요할까. 물론 직접적으로 필요하지 않다. 그러나 회사 생활에서 어떤 지식보다 더 유용한 앎이기도 하다. 왜일까.

이런 질문은 어떤 문제집에도 등장하지 않기 때문에 공부를 통해 정답을 미리 알 수 없다. 응시자는 문제를 차분히 생각한 뒤 스스로 해답을 찾아내야 한다. 해답은 기존의 문제풀이 시각에서 벗어나야 구할 수 있다.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이런 문제를 풀이하는 과정은 기업이 예상치 못한 문제에 직면해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야 할 때 대안을 내놓는 능력을 가늠할 수 있다.

경제구조가 급변하는 이 시대,기업에 필요한 사람은 지식 편중형 인재가 아니라 스스로 생각하는 능력과 창의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갖춘 인재다. '스펙(spec)'의 시대는 가고 '싱킹(thinking)'의 시대가 온 것이다.

《당신은 빌 게이츠의 시험에 합격할 수 있는가?》는 일류 기업에서 최고 인재를 뽑을 때 쓰는,기상천외한 질문 45가지를 모았다. 후지산을 어떻게 옮길까란 문제에서부터 맨홀 뚜껑은 왜 둥글까,천국으로 가는 길,빙산이 녹으면 해수면 수위는 높아질까,북극과 남극엔 동풍이 불까 서풍이 불까,전 세계 피아노 조율사는 몇 명일까 등 다양하다.

이들은 세계 최대 소프트웨어 기업 마이크로 소프트(MS)가 면접시험에서 자주 출제하는 문제 유형이다. 빌 게이츠는 일찌감치 생각하는 인재의 중요성을 간파하고 기상천외한 문제를 내 직원을 채용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빌 게이츠가 이런 엉뚱한 질문을 던지는 의도는 분명하다. 단답형 지식이 아니라 생각하는 능력을 시험해 인재를 뽑겠다는 뜻이다. 이런 질문들은 MBA 타이틀보다 자신이 가진 지식을 현실에 얼마나 잘 적용하는지,불확실한 환경에서 얼마나 현명하게 대처하는지 알려 준다. 이는 기업에서 진정 원하는 업무능력과 직결된다.

철강왕 앤드류 카네기,소프트뱅크의 손정의,유니클로의 야나이 다다시 등의 성공 비결도 MS사 면접시험의 출제 의도와 깊은 연관이 있다. 이들은 예지력과 결단력,앞을 내다보는 논리적 사고,창조력 등에서 발군의 능력을 발휘했다.

저자는 단순히 문제풀이에 그치지 않는다. 출제 의도와 오답 유형 등을 소개해 누구나 쉽게 이해하도록 했다. 탐구심이나 호기심이 왕성한 독자를 위해 추가 정보도 제공한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