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을 넘지 마라》는 인간관계에서 벌어지는 여러 문제들이 실은 물리적 · 심리적으로 '타인의 영역'을 침범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출세할수록 타인의 영역 감각에 둔해지거나 지나치게 강한 부모의 영역 의식이 나약한 자녀를 만드는 이유는 뭔지,남의 영역을 침범해 '예스'라는 답을 받아내는 기술은 없는지 등에 대한 답을 다양한 사례와 함께 제시한다. 책을 따라가다 보면 타인의 사소한 말이나 행동을 통해 그 사람의 성격과 심리를 읽어낼 수 있는 '영역 행동학'에 자연스럽게 익숙해진다.

예를 들면 상사의 영역의식을 통해 그의 성격을 추정할 수 있다. 업무를 지시하거나 보고를 받을 때 매번 부하 직원을 자신의 책상(영역)으로 부르는 상사는 홈그라운드에서 승부를 보려는 사람이다. 이 경우 자존심은 강한데 자신감이 약할 수 있다. 반면 부하의 책상까지 직접 찾아오는 상사는 형식보다 효율을 중시한다. 대신 업무방식이나 일처리는 까다로울 수 있다. 자신한테 신경을 쓸 바에야 일에나 전념하라는 신호를 보내는 것이다.

저자는 상대에게 편안함을 주는 거리(상대방의 영역)를 잘 파악하고 이를 존중하는 것이야말로 성공적인 인간관계의 핵심 요소라고 강조한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