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22일 경주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 · 중앙은행 총재 회의에서 국제통화기금(IMF) 쿼터 조정,세계 경제 불균형,글로벌 금융 안전망 문제 등에 대한 기존 합의 사항 이행을 강력히 촉구했다. 내달 G20 서울 정상회의에서 이런 의제들에 대한 구체적인 합의를 도출하지 못하면 세계 경제 위기를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되기는커녕 오히려 해를 끼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경주 회의에서 좋은 결과를 내달라고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우선 "지난해 미국 피츠버그,올해 캐나다 토론토 G20 정상회의에서 오는 11월까지 IMF 쿼터 5%를 선진국에서 신흥개도국으로 이전키로 했다"며 "G20 정상회의의 신뢰를 높이기 위해서도 (서울 정상회의에서) 반드시 이행돼야 한다. 절대적인 과제"라고 강조했다. 또 "세계 경제의 불균형을 해소함과 동시에 강하고 지속적,균형적인 성장을 위해 피츠버그 정상회의에서 합의한 '프레임워크(국제협력체제)'를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상수지나 환율을 포함한 각국의 경제정책 수단과 집행 시기에 이견이 있을 수 있지만，'프레임워크'를 이행하기 위한 상호 평가 과정을 통해 서로 '윈-윈'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첨예한 논쟁 대상이 되고 있는 환율 문제에 대해 합의를 이뤄 달라는 주문이다. 이 대통령은 이와 함께 글로벌 금융안전망 강화에 관한 구체적인 합의를 도출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 대통령은 또 "선진국과 신흥국,개도국 간 균형성장 문제는 세계 경제 회복과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도 굉장히 중요하다"며 "G20 정상회의의 신뢰성과 정당성 확보를 위해 비회원국들의 어려움을 해결하는 데 역할을 해야 한다. 이게 G20 정상회의가 지속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G20 서울 정상회의에선 위기 이후 세계 경제에 대한 비전을 제시해 G20 정상회의가 '프리미어 포럼'으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결론적으로 천년고도 경주에 온 여러분의 손에 서울 정상회의의 역할이 달려 있다"며 "세계 경제의 미래를 위해 반드시 합의를 이뤄 달라.합의를 안 하면 여러분이 돌아갈 때 버스나 비행기를 운행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해 폭소를 자아내기도 했다.

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