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 중반 코스닥 시장을 주름잡았던 바이오와 엔터주들이 속속 귀환하고 있다.

이들 종목은 2005년을 전후해 '바이오'나 '엔터'라는 이름만 달면 주가가 급등세를 보이던 전성기를 맞았었다. 그러나 결국 실적이 뒷받침되지 못한 테마주로의 한계를 드러내며 금융위기 이후 자취를 감췄다.

당시 엔터업종의 대장주였던 팬텀엔터는 2005년 엔터주로 변신하며 그해 주가가 31배나 치솟기도 했지만 작년 코스닥 시장에서 퇴출됐다.

바이오주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2005년 황우석 박사의 줄기세포 연구로 이들 테마가 초강세를 보이면서 코스닥 시장 전체가 들썩거렸었다. 그러나 '황우석 줄기세포 파문'으로 큰 폭의 조정을 받으면서 당시의 명맥을 이어가지 못했다.

흥망성쇠를 거쳤던 바이오와 엔터주들이 이제는 실적주로 변신해서 코스닥 시장으로 속속 돌아오고 있다. 주가도 실적 모멘텀을 바탕으로 움직이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코스닥 주요 바이오기업들의 주가는 상반기 하락하며 다소 침체됐지만 3분기를 기점으로 회복된 후 10월에도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

최근 코스닥 시장의 강세도 바이오주들이 앞장서서 견인하고 있다.

알앤엘바이오는 이달초 3635원이던 주가가 이날 오전 현재 4400원을 훌쩍 넘어서고 있다. 차바이오앤도 이달 1일 1만1850원에서 1만3700원대로 껑충 뛰었다.

대장주 셀트리온 역시 10월 들어 탄탄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권재현 대우증권 연구원은 "2000년 초반 국내에 불었던 줄기세포 붐은 연구개발과 상업화 과정을 거쳐 이제 구체적인 실적으로 확인이 가능한 시점에 이르렀다"고 진단했다. 단순한 연구 단계가 아니기 때문에 확인 가능한 시장의 상업화 결과는 줄기세포의 가치를 가늠할 중요한 지표가 될 것으로 권 연구원은 전망했다.

최종경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바이오기업들의 연구, 개발 진행 등 미래 성장 사업에 대한 긍정적인 중간 결과가 이어지면서 바이오주들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되고 있다"며 "바이오 대장주 셀트리오능 하반기 레미케이드의 바이오시밀러인 인플리시맙의 해외 임상 진행과 함께 시험 생산 매출 개시로 바이오시밀러 성장 스토리를 이어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엔터주 역시 테마에 편승했던 과거와는 달리 실적을 바탕으로 한 우량 엔터주들이 관심을 받고 있다. 작년부터 일부 상위권 엔터주들을 중심으로 실적이 개선되면서 2005년 초기 무차별적인 엔터주들의 상승세와는 다른 흐름이 나타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대우증권은 에스엠의 기업 체질이 작년부터 급격히 개선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김창권 대우증권 연구원은 "의미 있는 매출액을 만들 수 있는 가수 라인업이 6팀 이상 되면서, 매분기 고른 매출액을 발생시킬 수 있고 무엇보다 일본이라는 거대 시장에서 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에스엠의 올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각각 33.7%, 253.9% 늘어나고 내년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올해보다 27.4%, 39.4%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엠넷미디어 역시 인기 프로그램인 슈퍼스타K2의 시청률 고공행진과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YG엔터테인먼트의 상장 추진 소식에 주가가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금의 엔터주들은 연예인 이름만 들어가면 주가가 올랐던 2000년대 중반과는 다르다"며 "실적과 성장성이 철저하게 뒷받침되는 종목만 시장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경닷컴 배샛별 기자 sta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