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열매'로 대표되는 국민성금을 사실상 독점 관리해 온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직원들이 자체 감사와 보건복지부 및 감사원 감사결과 각종 비리와 부정행위를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고 한다. 소중한 국민 성금을 다루는 공동모금회의 특성상 다른 기관보다 훨씬 높은 수준의 도덕성과 투명성이 요구됨에도 실제로는 방만하고 부실하게 관리됐다니 개탄스럽다.

국정감사에 제출된 자료와 각종 감사결과를 보면 공동모금회 직원들은 성금의 일부를 횡령하거나, 업무추진비를 유용하고, 장부를 조작하는 등 온갖 비리를 저질러왔다. 이에 따라 2007년 복지부 감사에서 23차례 행정 · 신분상 개선과 주의,경고 등의 조치를 받았고 2009년 감사원 감사에서도 지원금 편취,부적정한 배분 등으로 13차례나 지적을 받았다.

계속된 경고조치 등에도 불구, 비리가 끊이지 않는 것은 공동모금회가 독점적 지위를 누리면서도 내부는 물론 외부로부터도 감시와 비판의 눈초리가 상대적으로 소홀했던 탓이라고밖에 할 수 없다. 실제 공동모금회는 1998년 설립 이후 유일한 법정 전문모금기관으로 지정되면서 기부금 모금에서도 다른 기관보다 훨씬 유리한 지위를 누려왔고 그 덕분에 지난해 연간 3319억원을 모을 정도로 규모가 커졌다.

그러나 온정을 모아준 기부자들에게 커다란 실망감을 준 만큼 차제에 공동모금회는 물론 성금 모금 시스템 자체에 대한 일대 수술이 불가피하다고 본다. 우선 많은 전문가들이 지적하는 것처럼 공동모금회에 대한 체계적인 감시 시스템을 구축하고 운영비와 상세한 사용 내역 등을 주기적으로 인터넷 홈페이지 를 통해 의무적으로 공개토록 해 투명성과 신뢰성을 높여야 할 것이다. 아울러 법정 모금기관을 복수로 지정, 성금 모금에도 경쟁체제를 도입할 필요성이 크다. 그러기 위해서는 기부금에 대한 세제혜택 부분에서 다른 단체와 공동모금회와의 차등을 없애는 조치도 동반돼야 한다. 기부문화를 탓하기 전에 모여진 성금만이라도 제대로 관리하는 게 훨씬 더 시급하다.